한 번은 검지 손가락을 베어서 딱지가 앉은 적 있다.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거칠거칠한 딱지가 손가락에 걸리는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자꾸만 손가락을 이리저리 움직여가며 그 딱지를 ‘탁! 탁!’ 긁어 떼어내려 했다. 손에 걸리는 딱지가 없으면 홀가분해지곤 했지만, 이내 아물지 않은 여린 살 위로 다시 딱지가 돋아나곤 했다. 가만히 두었으면 빨리 아물었을 상처가 몇 달이 걸려 나았고 결국 손가락엔 흉터 자국이 남았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나 모든 것에 예민해져 있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전진하기 바쁜 나머지 내 속도에 맞지 않는 주변의 모든 것이 장애물로 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걸음이 느린 반려견도, 어린아이의 아장아장 걸어가는 발걸음도, 무거운 노약자의 발걸음도 불편하고 가려운 딱지처럼 떼어내려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겐 다소 불편하더라도 모두가 저마다의 속도로 세상에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불편마저 세상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됐다. 우리는 어쩌면 내게 불편해 보이는 모든 대상을 떼어내려 애쓰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조금만 시간을 두고 지켜본다면 자연스레 치유될 것을 모른 채, 우리의 마음에 깊은 ‘혐오’라는 흉터를 남기게 될 거란 사실을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