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기분은 내가 조절한다. 하지만 과도하면 폭주한다...
5-하이드록시트립타민(5-hydroxytryptamine, 5-HT)이라고도 불리는 세로토닌(serotonin)은 두뇌 세포, 신경 및 위장관이 건강하게 작동하는데 필요한 물질이다. 세로토닌은 두뇌에서 합성되며, 수면 및 체온 조절, 근수축(muscle contraction), 기억, 학습, 기분, 식욕, 혈액응고(blood clotting) 등의 기능에 관여한다. 낮은 세로토닌 수치를 높이면 여러 관련 증상이 개선되지만 너무 높아지면 생명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세로토닌 증후군(serotonin syndrome)이 나타날 수도 있다. 세로토닌 수치가 낮으면, 우울증, 불안, 자살충동, 강박적 충동장애(obsessive-compulsive disorder, OCD) 등 다양한 종류의 감정 및 행동 장애가 나타난다. 반면, 세로토닌 수치가 너무 높으면, 오한, 설사, 두통, 동요(agitation), 혼란(confusion), 빠른 심장 박동, 고혈압, 동공 확장, 실조(loss of coordination), 근육 경련(twitching), 소름(goose bumps), 발한(perspiring) 등의 초기증상을 보이는 세로토닌 증후군이 발생하고 적절한 조치를 받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다.[1]
2008년 밴터빌트 대학(Vanderbilt University)의 연구진들은 과세로토닌증(hyperserotonemia)과 자폐증 간에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 대한여 연구를 수행하였다. 연구 결과, 혈소판에서 찾을 수 있는 잘 알려진 단백질인 인티그린 베타3(integrin beta3)가 세로토닌 수용체(Serotonin receptor, SERT, 5-HTT)[2]와 물리적으로 관련이 있고 조절까지 하는 사실을 밝혀냈다. 자폐증이 있는 경우 세로토닌의 수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그 수용체에서 돌연변이도 발견된다. 두뇌에서 발생하는 세로토닌 수치의 변화는 불안, 우울, 알코올 중독 등과도 관계가 있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라고 알려진 항우울제도 바로 SERT가 시냅스에서 세로토닌을 제거하는 기능을 차단하는 효과를 이용하는 것이다. 혈소판에서 SERT는 장에서 만들어진 세로토닌을 축적한다. SSRI를 투입하거나 유전적으로 SERT가 상실된 경우 세로토닌을 혈소판에 다시 축적할 수 없게 된다. 과세로토닌증 연구에서는 SERT의 활성을 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많은 단백질의 집합이 발견되었으며, 인티그린 베타3도 그중 하나로 드러났다. 또한 인티그린 베타3이 SERT의 활동성을 바꿀 수 있음도 증명되었다. 인티그린 베타3가 없는 세포는 세로토닌 흡수가 낮아지고 인티그린 베타3이 활성화되었거나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에는 세로토닌 흡수가 크게 향상된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인티그린 베타3 단백질이 SERT를 과활성시킬 수 있음을 알아냈으며, 돌연변이가 발생한 경우 SERT 활동이 증가하여 혈액 내에 세로토닌 수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3] 요약하면, 인티그린 베타3 활성화 혹은 돌연변이가 SERT에게 더 많은 작업을 지시하고 SERT는 더 많은 세로토닌을 장에서 흡수하여 혈액 내의 세로토닌의 수치를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SERT 외에도 인티그린 베타3 같은 단백질도 세로토닌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트립토판(tryptophan) 아미노산을 이용하여 세로토닌을 생산한다. 이 트립토판은 혈액-두뇌장벽(BBB)을 통과할 수 없지만 다른 종류의 아미노산은 쉽게 이 장벽을 통과하여 트립토판의 활성화를 차단시키는 문제가 발견되었다. 이는 세로토닌 수치를 낮춰 강박적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는 충동조절장애 증상을 발현시킬 수 있다. 이런 증상은 주로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하며 전체 미국인 중에서 2~4%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감정과 충동적인 행동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수치가 낮을 경우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특히 털을 더 뽑는 행동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뇌 속의 트립토판 수치를 높이기 위해 평상시 보다 설탕 함유량을 8배 그리고 트립토판 물질을 4배 정도로 증가시켜 만든 먹이를 쥐에게 투여한 결과 뇌의 세로토닌 수치가 2배 이상 증가했지만 쥐의 행동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많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무조건적인 트립토판 추가도 역효과를 보임을 발견했다. (자폐증도 이런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함께 투여한 설탕이 충동조절장애를 악화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4]
이처럼 적정량을 벗어나 많거나 적은 세로토닌 수치가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증명하는 또 다른 연구 결과도 있다. 임신 기간 동안에 SSRI 계통의 항우울제를 복용한 임산부의 경우 태아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득 보다는 실이 더 크다는 것이다. 즉, 현재 널리 처방되고 있는 SSRI 계통의 항우울제 제품들에는 프로작(Prozac), 졸로프트(Zoloft), 셀렉사(Celexa), 팍실(Paxil) 등은 모두 임산부가 복용하면 자연유산, 미숙아 출산 가능성이 높아지거나 또는 임산 합병증이 발생하기 쉬우며 출생 자녀의 경우 나중에 자폐증이 발현될 위험성이 높다는 사실이 제기된 것이다.[5]
1. http://www.livestrong.com/article/457731-what-happens-when-the-level-of-serotonin-is-raised/
2. SERT는 모노아민(monoamine) 수용체 단백질로 시냅스 크래프트(synaptic cleft)에서 시냅스전 신경세포(presynaptic neuron)로 세로토닌을 전달한다.
3. http://www.mc.vanderbilt.edu:8080/reporter/index.html?ID=6222
4. http://www.medicalnewstoday.com/releases/211328.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