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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 Lee Mar 10. 2016

자폐증을 치료하는 약

그런 것은 없다.

자폐증을 치료하는 약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항정신병 약물을 대체 투여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최근 의사들이 많이 처방하고 있는 소위 비정형적 항정신병 약물(atypical antipsychotic medications)의 실제 효과가 의문시되며, 체중증가, 당뇨병, 심장질환 등의 치명적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는 경고가 제기되었다. 스탠퍼드 대학의 랜들 스태퍼드(Randall Stafford) 교수는 "그 약들은 안전성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환자가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만 처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정형적 항정신병 약물의 처방은 1989년 처음 미국 시장에 출시된 이후, 1세대 항정신병 약물을 대체하며 꾸준히 증가해 왔다. 미국 정부는 본래 비정형적 항정신병 약물들을 정신분열증(schizophrenia) 치료제로 승인했지만, 오늘날 이 약물들은 다른 정신질환(psychoses), 자폐증(ASD), 양극성 장애(bipolar disorder, 조울증), 정신착란(delirium), 치매(dementia), 우울증(depression), 인격장애(personality disorders) 등의 치료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이 질병 중 일부에 대해 적응증으로 인정했지만, 상당수의 질병들은 적응증으로 인정을 받지 못한 상태다. 예컨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비정형적 항정신병 약물인 퀘티아핀(quetiapine, 상품명: 세로켈 Seroquel)의 경우, FDA는 정신분열증과 일부 양극성 장애와 우울증만을 적응증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의사들은 불안증, 치매 환자들에게도 이 약물을 종종 처방하고 있다. 2008년 미국에서 처방된 비정형적 항정신병 약물의 금액은 100억 달러(약 12조 원)로, 단일 약물군으로서 최고 금액을 기록했다. 이는 총 약제비의 5%를 점유하는 금액으로,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statin)과 같은 블록버스터의 처방금액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2004년에 발표된 한 논문에 의하면, 미국의 요양시설에 수용된 모든 환자의 1/4이 비정형적 항정신병약을 복용했다고 한다. 이중에는 퀘티아핀, 아리피프라졸(aripoprazole, 상품명: 아빌리파이 Abilify), 올란자핀(olanzapine, 상품명; 자이프렉사 Zyprexa), 리스페리돈(risperidone, 상품명: 리스페달 Risperdal)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약물들의 연간 매출은 각각 10억 달러(약 1조 2천억 원)가 넘는다. 문제는 이 약물들이 갖가지 부작용으로 인해 수천 건의 소송에 계류되어 있어, 단일 약물군으로서 가장 많은 소송이 걸려 있다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비정형적 항정신병 약물을 판매하고 있는 메이저 제약사들은 수억 달러의 돈을 주고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다양한 계략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2005년 FDA는 치매환자의 사망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이유로, 비정형적 항정신병약에 대해 가장 강력한 경고인 블랙박스 경고문을 첨부하라고 지시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FDA가 이들 약물의 질병에 대해 안전성과 효능을 인정했으니까, 의사가 처방했겠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의사들은 FDA가 적응증으로 인정하지 않은 질병에 대해 특정 약물을 처방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처방을 적응증 외 처방(off-label use)이라고 한다. 적응증 외 처방은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지만, 의사가 특정 약물을 적응증 외로 처방하더라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물론 때때로 적응증 외 처방이 의학적으로 타당한 경우도 있다. 예컨대 기존의 승인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의 경우 적응증 외 처방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스태퍼드 박사는 말한다.[1]


리스페리돈은 주로 정신분열증(유아 정신분열증 포함), 양극성 장애, 그리고 파괴적 행동과 파탄적 행동장애의 치료에 사용되는 2세대 비정형적 항정신병 약물이며, 또한 도파민 수용체 대항제(antagonist) 역할과 동시에 세로토닌과 히스타민 계통을 억제시킨다. 리스페리돈의 부작용으로서는 체중 증가와 제 2형 당뇨병 같은 대사 이상 등이 있으며, 또한 지연성 운동장애, 신경이완 악성 증후군 등 비자발 운동을 관장하는 신경망인 추체외로계(Extrapyramidal system)의 장애가 있다. 또한 리스페리돈과 다른 정신분열병 치료제는 치매 환자의 사망률을 높이기도 한다. 자폐증에 적용했을 때 타인에 대한 공격성, 자해, 분노발작,  급격한 기분 변화를 포함한 특정 문제 행동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사춘기 및 청년층에서 리스페리돈의 효과는 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2]


아빌리파이정은 일본 오츠카제약이 개발한 차세대 정신병 치료제로서 도파민-세로토닌 계통 안정제(Dopamine serotonin System Stabilizer)로 작용을 하는 새로운 비정형 약물이다. 아빌리파이정은 도파민작용 활동항진상태에서는 수용체 대항제로, 도파민작용 활동저하상태에서는 효능제로 작용하여, 도파민 시스템을 안정화시킨다. 이러한 새로운 작용기전으로 정신분열병의 양성증상은 물론이고 음성증상에도 뛰어난 개선효과를 나타내고, 인지기능의 개선효과도 보일 수 있다. 반면에 추체외로계 증상이나 체중증가와 같은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이 매우 적다. 또한, 양극성 장애의 급성 조증에도 효과를 나타내어 정신질환의 광범위한 치료가 가능하다.[3]


비교적 원인이 뚜렷한 자폐증 증상을 보이는 취약X증후군(FXS) 같은 경우에는 약물 치료가 많이 시도되고 있다. FXS는 가장 일상적으로 나타나는 유전적인 형태의 자폐증과 지적 장애의 한 형태로, 현재 뇌연구분야에서 가장 관심을 많이 끌고 있는 분야다. 2002년 마크 베어(Mark Bear) 박사의 연구팀은 뇌기능의 뚜렷한 변화와 장기적인 우울증의 강화현상이 일어난다는 것과 연관된다는 FXS 동물모델을 발견했다. 이러한 증상은 신진대사와 연관되는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5(glutamate receptor5, mGluR5)를 통해서 신호를 강화하는 특정한 메커니즘에 의해서 매개된다. 베어 박사의 연구팀은 동물을 이용한 실험에서 mGluR5를 막음으로써 FXS를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이탈리아 카타니아 대학(University of Catania)의 루시아 시라나 (Lucia Ciranna)의 연구팀은 mGluR5 차단제인 페노밤(fenobam)에 대한 임시 연구에서 FXS를 앓고 있는 성인에 대한 효과적인 실마리를 얻게 되었다. mGluR5 차단제는 앞으로 제시될 여러 가지 치료용 메커니즘 중에서 최초의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시라나의 연구팀은 FXS를 치료할 수 있는 잠재적인 다른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FXS 실험쥐 모델을 이용하여 연구자들은 세로토닌 5(5-HT7) 수용체의 차단이 mGluR5 차단제처럼 장기적으로 mGlu 수용체에 의해 매개되는 우울증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신경과학에서 장기적인 우울증은 신경 시냅스의 효율성이 줄어들거나 작아지는 것을 묘사하는 것으로 신경세포의 소통능력이 감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4]


이 외에도 자폐성 장애의 감정 폭발을 완화시키는 방법으로 비타민 B6, 마그네슘, 디메틸글리신(DMG)과 같은 보충제를 복용시킬 수 있다. 비타민 B6는 한 세포에서 다른 세포로 신호를 보내는 일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을 준비하는 것을 도와는 물질이기 때문에 결국 뇌의 발달과 기능을 도와준다. 또한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호르몬을 만드는 데에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 이 비타민이 결핍되면, 우울, 충동, 과민성 신경증 등이 나타나고 두뇌의 학습 효과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https://med.stanford.edu/news/all-news/2011/01/evidence-lacking-for-widespread-use-of-costly-antipsychotic-drugs-says-researcher.html

2. https://en.wikipedia.org/wiki/Risperidone

3. https://www.otsuka.co.kr/product/abilify.asp

4.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2/11/121129093331.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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