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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정민 Dec 13. 2021

 01 보도블록

 아침마다 달리기를 한다. 오전 8시나 9시쯤 나가 5km를 30분 정도 달린다. 


오늘은 집에 돌아오는데 보통 걸어오던 반대편 길로 걸어오게 되었다. 

(눈앞에 신호등이 초록불이라 건너왔다. 초록 불인 신호등을 안 건너기란 나는 조금 어렵다.) 

 이쪽 길은 건물의 뒤 편, 건물 기준 북쪽 방향이라 맑은 날임에도 햇볕이 한 점 들지 않았다.

평소에도 다니던 길이라 그러려니 하고 걷는데, 보도블록이 미끄러웠다. 넘어질 것 같은 느낌에 가장자리로 조심하며 걸어 왔는데, 가만 보니 보도블록은 햇볕을 너무 못 받아서 이끼 같은 게 자라? 난 것 같았다. 어쩐지 신기하기도 하고, 앞에 건물이 (우리 집이긴 하지만.) 너무 하다 싶기도 했다.

 남향을 위해서 북쪽은 신경도 안 쓰는 느낌이랄까.. 

남쪽 창으로 들어오는 햇볕을 받을 때는 따뜻하고 좋기만 했는데, 북쪽에 있는 보도블록에 이끼를 밟고 미끄러지려고 하니 남향 아파트가 너무하다니. (그래서 요즘 짓는 건물들은 남향에서 살짝 비켜 짓는 거라고 들었다.)

 역시 모든 것은 장단점이 있고, 흑과 백, 양과 음, 남쪽과 북쪽이 있는 것인가. 

 나는 내 북쪽을 위해서 살짝씩 돌아가면서 서 있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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