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기온은 1도씨.
7도씨 정도 될 때는 반팔에 바람막이 정도만 입고 나가도 금방 더워지는데 0~1도씨 정도 될 때는 조금 무섭다.
반팔티셔츠에 후드티도 입고, 얇은 패딩 조끼까지 입는다. 장갑도 낀다.
좀 과한 것 같기도 하지만 추운 것보다는 낫기 때문에.
달리면 더워지는 건 똑같은데 밖으로 딱 나갔을 때 그 몇 초가 추운 게 참 힘들다. 조금만 참고 뛰기 시작하면
안 춥다는 걸 아는데도 현재 기온을 보고는 겹겹이 껴 입는다.
역시나, 오늘은 바람이 덜 불고 맑아서 훨씬 금방 더워졌지만..
달리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한 걸 글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하니 달리면서 뭘 쓸까 하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찼다.. 한 1-2분 정도?
그런데 오늘 알았다. 나는 달릴 때 아무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아무 생각이 없다는 걸 써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허허..
그러다 문뜩 오늘 출근해서 해야 할 일을 생각했을 때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라서 내가 달리기를 하는 건지, 일을 하는 건지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그걸 깨닫고는 일 생각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 남는 건 '숨차다, 힘들다, 걸을까?' 정도. 이런 생각도 계속하다 보면 진짜로 걷고 싶어 지기 때문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강물 위에 오리나 보는 게 제일 좋다.
오리를 보면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 - 물론, 오늘은 사냥을 하는 건지, 물에 머리를 넣고 꽁무니만 떠 있는 걸 보고 두더지 같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 (두 마리가 나란히 그러고 있었는데 물 위에 두더지 두 마리가 떠 있는 것 같았다. 사진을 못 찍어서 아쉽다.)
그냥 오리가 둥둥 떠 있구나, 둥둥. 둥둥. 생각이라기보다 그냥 보고 인지 하는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매일 달리기를 하러 간다.
오리를 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