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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장인이지우 Feb 16. 2024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힘

상담일지 #6

나의 우울증은...


 나는 원래 우울한 일이 생기면 밑도 끝도 없이 가라앉아서 수면패턴도 엉망, 식습관도 엉망, 나를 망쳤다. 정말 사소한 일인데도 절망적인 기분을 느꼈고 감정 기복도 심했다. 걱정이 많았고 무엇 하나 쉽게 해내지 못했다. 집안일도, 회사 생활도 무거운 납이 된 것 마냥 일어나기 힘들었다. 병원을 가지 않았다면 더 심각한 우울증에 걸려 지금 먹는 약들로 효과를 못 봤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정말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병원을 찾아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사람들도 가끔은 약간 울적한 날이 있다.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있기에 견디며 산다. 그게 우울감과 우울증의 차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감은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올 힘이 있지만, 우울증은 우울감이 지속되어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 지장을 준다. 나의 ADHD를 악화시키기도 했다.


나 : 최근에 헤어지고 힘든 일도 있고 그랬지만 그래도 나 자신을 망치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이버 대학교도 지원하고 항상 실패했지만 내년에는 조금 다를 수 있을까? 생각해요.

선생님 : 사실 저는 지우 씨 지금 모습이 마음에 들어요. 조금은 우울하고 처지지만 앞으로 나아갈 힘이 있잖아요. 살아가면서 조금씩 우울할 때가 있을 테고 그럴 때 나아갈 힘이 생긴 거 같아서요.

나: 그게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기분이겠죠?


 이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기분을 알 것 같다. 요즘은 저녁에 아무 생각이 없다. 다들 이렇게 살고 있었다고? 약간은 우울해도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를 물고 들어오지 않는다. 일상생활을 해 낼 수 있다. 조금씩은 미루지만 빨래도 주기적으로 하고, 설거지도 해낸다. 또 언제 힘든 일이 나를 닥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그럼에도 일단은 살아간다. 그런 힘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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