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지난달에 국방의 의무를 위해 논산 훈련소로 들어갔다. 입대하던 날, 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군 생활이라는 게 적성에 맞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썩 내키지 않는 일일 게 분명했다. 영 울적해 보이는 아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하고 평소처럼 장난도 쳤다. 아들 옆에 앉은 딸은 입대한 지 세 달 된 남자 친구(T군)의 군 생활을 예로 들며 뭐,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더라, 했다. T군은 카투사다. 카투사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아들은 T군을 무척 부러워했다. 거기와 육군은 다르다며 억울한 기색을 비쳤다. 우리는 어디에서 복무하느냐에 따른 차이를 억지로라도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가지의 무른 식감을 싫어하는 아들은 카투사는 다진 고기를 넣은 가지튀김이고 자신은 흐물흐물한 가지무침이라 했다(나는 어렸을 적에 가지를 능질능질하다 표현했었다). 딸은 두유와 콩이 가득 들어간 밥에 비유했다. 역시 콩밥을 즐기지 않는 아들은 특히 울타리 콩밥이라고 덧붙였다. 울타리 콩은 너무 구황작물 맛이 난다나?
녀석과 투닥투닥 농담하며 놀던 시간이 그립다. 봄 즈음 휴가려나? 휴가 나오면 가지 반찬과 콩밥은 해주지 말아야지. 아, 마침 오늘은 아들에게서 전화가 오는 주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