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아

by 키르히아이스




사람들은 말이지

지금은 모든 것을 걸고

말해.


금방 거짓을 드러낼

얕은 속이라고 해도 말이야.


그 짧은 강렬함에 이끌려

귀한 마음을 내어준다고 해도

헛수고야.


언젠가는 후회하고 말지.


속아버린 너도

너를 속인 그 사람도.


사람들은 말이지

니가 있을 때는 이렇게 말해.


니가 필요하다고.


니가 있어야 한다고.


심지어 니가 없으면

죽을 것 같다고.


그렇게 너의 앞에서

눈물까지 흘리며 말해도


그리움이 없는 눈에는

사무침이 없지.


그래서 금방

잊게 되지.


사랑했던 기억도.


간절하게

일분만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바라던

가까운 과거의 자신도.


하지만

너는 잊고 싶어 하지 않아.


믿고 싶은 것은

오히려 너였다는 것을.


그 눈물이었다는 것을.


아프기만 한 나날들이

계속돼도 언제나

기다렸던 것을.


사람들은 말이지

간단하게 말해.


그 어떤 슬픔도

깊이를 막론하고

행복 속에 묻힌다고.


아무리 깊은

다짐이라도


각인돼버린

아픔이라도


시간 속에

묻혀 간다고.


하지만

잊혀지지

않는 것도 있어.


행복 끝에

또 다른 행복을 찾아 나선

너의 뒷모습.


그리움보다는

반가움을 선택하던

사람의 모습.


해가 져도

잠들 수 없었던

또 한 사람.


아무리 허기져도

물조차 입에 댈 수 없었던

그 사람.


사람들은 말이지

그렇게 잊어가.


하지만

한 사람만은 잊지 못해.


마지막으로

너의 말을 듣던 사람.


그게 마지막인 줄 몰랐던 사람.


그에게 찾아온

그 거짓말 같은

짧은 행복

그리고 계속되는 아픔.


하루 만에 낯설어진 사람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