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알려줘요"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
실없는 자신을 눈치채지 못한 그는
29의 메시지에 며칠 동안 통통 떠 있었다.
경기도에서 자취하는 29가
그를 만나기 위해 이동하는 시간은
왕복 세 시간.
연희동 안쪽에 사는 그가 서울 어느 번화가든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기본 한 시간.
시간을 줄일 수 없지만
심리적으로 편했으면 해서
다음 만남은 그의 집에서 보기로 했다.
"뭐 먹고 싶어?"
"뭐든 좋아요"
"몇 가지 알려줘"
"음, 형이 제일 잘하는 걸로요"
"순대볶음? ㅋㅋ"
"좋아요!"
"정말?"
"좋아해요. 순대볶음’
"알겠어 ㅎㅎ"
술을 잔뜩 마신 채 새벽에 불쑥 찾아온,
더는 이름이 기억나지 않은 옛 애인에게
짜파게티를 끓여준 적 이후로
누군가를 위해 요리하는 건
5년 만이었다.
대단한 음식은 아니지만
맛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어슬렁 올라온다.
그의 가슴에서 마음껏 뛰노는
달달한 상상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