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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남영 Aug 26. 2018

듣지 않는 사람을 곁에 두지 마라.

답정너? 감정 스틸러(stealer)? 


듣지 않는 사람을 곁에 두지 마라. 



듣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다른 누군가에게 '원하는 대답'을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을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어, 너만 대답하면 돼)'라고 부른다.

그들은 대부분 '감정 스틸러(stealer)'다.


듣지 않는 사람일 경우 자존심이 세도 문제겠지만, 자존감이 없다면 더 큰 문제다. 



자존감은 없고, 듣지 않는 사람들. 그중에서도 최악의 특징이 있다. 그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질문하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줘야만 하며 쉴 새 없이 원하는 답을 요구하는데, 그러다 행여 "그건 네가 좀 잘못 생각한 거 같아", "그건 이기적인 것 같아"라는 말을 듣는 날엔, 자신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하루 종일 설명하고 자신의 입장을 이해해주는 듯한 답변을 들을 때까지 묻고 또 묻는다. 그들은 그렇게 자존감을 지키려고 애쓴다. 

그래서 나는 이들을 '답정너'보다는 '감정 스틸러'라고 부르고 싶다. 


감정 스틸러는 보통 자격지심이 마음 깊숙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자존감이 낮고, 정신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 주변 사람들에게 온갖 걱정과 불안을 퍼붓는다.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나는 불쌍한 사람이니 네가 들어줘라"라는 식의 하소연을 하며 상대의 감정을 소모시키고, 부정적인 말을 통해 사람들의 사고의 방향까지 부정적으로 전환시킨다. 그런 사람과 이야길 하다 보면 자연스레 자주 화가 나고, 하루를 망치는 일이 잦아진다.


예쁘고 긍정적인 좋은 말로 부정의 우물에서 끌어올려질 사람이라면 끌어와도 좋겠으나, 보통 이들은 자신이 결핍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조언조차 아니꼽게 듣기 마련이다. 그럴 땐 과감히 사람을 포기해야 한다. 노력할 의지가 없는 사람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이기 때문이다. 노력을 하려고 마음을 먹어도 '오랜 시간 마음먹고 노력해야' 겨우 바뀔 수 있는 게 사람이다. 


그래도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너무한 게 아니냐고?

그럴 땐 잘 생각해봐야 한다. 이 사람을 잃음으로써 내가 잃게 되는 것과 내가 얻게 되는 것.

인간관계에 손익을 따지자는 일이 아니라, 그저 인생에 사람을 거르는 일이라는 생각도 필요하다. 


자신의 자존감을 세워주기 위해 남의 배려 없이 오롯이 나를 희생하게 만드는 사람들은 대개 모든 면에서 이기적이다. 듣지 않는다는 사실도 이기적인 면모 중 하나다. 말로는 몇 번 고맙고 미안하다고 하지만, 결국 하소연에 응해주지 않는 날엔 고마웠던 만큼 '이해'가 아닌 '배신'을 느끼기 때문에 평생 부정적인 얘기를 들어줄 것이 아니라면 어쨌든 끊어내야 하는 관계인 것이다. 인연의 끊고 맺음이 마냥 쉽지만은 않겠지만, 피곤한 관계엔 미련두지 않는 마음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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