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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남영 Aug 22. 2018

모순이 따르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다.

사랑 안에서 ‘모순’은 모두 정상


썸의 모순?


매력적으로 느끼던 누군가와의 마주침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자마자 그런 노력에 감동하기보다는 집착적인 성향에 경악한다거나, 곧은 성격에 감탄하면서도 지루해하고, 배려하는 센스(상대를 화나지 않게 하는)에 안도하면서도 능숙한 상대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어 지는 일들이 그렇다. 우리는 ‘나만 사랑해주는 사람’을 원하지만, 제대로 된 연애를 시작하기도 전에 ‘나밖에 모르는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우발적 행동을 하는 사람을 두려워하면서도 다가가고, 매일 같이 안전하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사람에겐 싫증을 느끼며 멀어진다. 


그리고 연애의 모순


마음 편안한 연애가 아름답다고 입 모아 말하면서, 안전한 연애는 권태롭다며 투정 부린다거나 괴로움을 동반한 연애의 굴곡을 즐기곤 한다. 헤어지자고 해놓고 얼굴 보면 웃어버리고, 당장은 다신 안 볼 것처럼 밉다가도 좀만 풀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스르륵 분노가 녹아내린다. 쿨하다고 생각했는데 질투를 하고, 남이었다면 용서 못했을 일도 '그 사람이기에'용서하는 등 사랑하는 동안 찾아오는 모순 역시 한 두 개가 아니다.


사랑은 모순이다. 

인간은 본래 이중적이고, 특히 이성적 판단이 흐려지는 ‘사랑’이란 감정 앞에서 우리는 대부분 모순을 경험한다.


고로, 모순이 따르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다. 했던 말을 번복해보지 않았다면 사랑이 아니다. 미웠다가 사랑하다기를 반복하지 않았다면 사랑이 아니다. 내가 그를 사랑하다가 사랑하지 않는 건, 또 사랑하지 않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랑이 봉긋 솟아나지 않으면 그건 사랑이 아니다. 


변덕스러운 마음이 괴상한 게 아니라, 

누구나 그렇듯 사랑 안에서 ‘모순’은 모두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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