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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임팩트 Feb 16. 2021

청년들이 지역 안에서 지속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유명상 펠로우 | 협동조합 청풍 대표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혁신가 레이블, 카카오임팩트 펠로우십과 함께하는 사회 혁신가를 소개합니다. 현재 펠로우가 하는 일과 변화를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을 이야기합니다. 


유명상 펠로우는 2013년부터 강화도에서 청년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와 가게들을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의 활동은 단순히 생계를 위한 것이기보다는 지역의 다양한 세대들이 서로 공감하는 경험을 만들고, 이를 통해 청년들이 지속 가능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역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한 명의 지역 주민으로서 '다음 세대와 함께 삶의 방향과 속도를 만들자'는 지향점을 가지고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유명상 펠로우를 소개합니다. 



지역 안에서 청년들이
지속적으로 먹고살 수 있을지
실험을 해보자.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다음 세대들이 살아갈 인천 강화의 지역 생태계를 만드는 협동조합 청풍의 유명상입니다.


Q. 하고 계신 일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인천 강화 지역에서 청년들이 어떻게 하면 먹고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 왔어요. 먹고살기 위해서 게스트 하우스도 운영하고, 상점도 운영하고, 지역의 다양한 문화 기획 일을 하면서 강화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Q. 어떻게 강화 지역에서 활동을 시작하시게 되었나요? 


저는 이전에도 지역에서 청년들과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어요. 하지만 늘 지역 내 청년의 삶 속에서 지속성이 보이지 않더라고요. 마침 강화에 와서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좋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고, 이런저런 고민을 나누면서 '그럼 우리가 지역 안에서 지속적으로 먹고살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지 실험을 해보자'하고 뭉치게 되었어요. 그래서 2013년에 강화의 전통시장 안에 화덕피자식당을 차려서 첫 시작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아직까지 운 좋게 그 실험을 계속하고 있는 중입니다. 


시장 어머니들이 주신 밥이
큰 힘이었어요.
일종의 인큐베이팅을 받은 거죠.


Q. 강화에서 긴 시간 활동을 이어오고 계신데요. 이렇게 활동을 이어나가게 한 힘은 무엇이었을까요? 


저희가 긴 시간 동안 지역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주변의 많은 도움과 관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해요. 처음에 동료들하고 시장에서 식당을 하면서 먹고살자고 했을 때 앞이 막막했거든요. 


장사가 잘 안 되는 시기도 있었고요. 그런 와중에 시장 어머니들이 삼시세끼 밥을 잘 챙겨주셨어요. 그걸 먹으면서 '아 여기 살면서 굶어 죽진 않겠구나' 이런 생각을 했죠. 시장 어머니들이 주신 밥이 버틸 수 있었던 큰 힘이었던 것 같아요. 일종의 투자, 인큐베이팅을 받은 거죠. (웃음) 


그 이후에도 시장 안에서, 혹은 강화 지역 안에서 어려운 일들을 겪었을 때도 내 일처럼 나서서 공감해주고 지지해주는 분들이 계셨어요. 이런 경험이 점점 쌓이면서 지역의 다양한 세대와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고, 좀 더 시야를 확장할 수 있었죠. 


Q. 청년을 넘어 지역 전체로 활동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었을 것 같아요. 그 이후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만들게 되었나요? 


저희가 처음에는 이 지역에서 청년들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그 고민으로만 접근을 했었는데, 주변의 도움과 관계로 저희가 활동을 지속할 수 있게 되면서 지역의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건 한 세대의 생존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세대들이 고민하고 협력해야 하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지역 사람들의 애정과 응원을 받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강화를 사랑하고 지역의 문화를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고요. 저희 활동들도 강화의 전통과 지역 문화를 알리고, 결합할 수 있는 프로젝트로 확대할 수 있었습니다. 


강화의 전통 수공예품 화문석에 대해 기록하고 전시했던 사진 중 ⓒ 협동조합 청풍


그리고 리가 받은 이 고마움을 지역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다음 세대에게 잘 전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 친구들이 강화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어떻게 하면 살고 싶어 하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을 하면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실험들을 하고 있어요. 


지역 청소년들과 교류하기 위해서 함께 장터나 포럼을 열고, 저희가 도움을 받은 만큼 그 친구들에게도 게스트하우스 무료 숙박을 제공하거나, 공간을 내주고, 밥을 사주면서 간접적으로 지원을 했어요. 그리고 작년에 지역에 남아보겠다고 한 친구가 청풍의 동료로 지금 함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역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건
한 세대의 생존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세대들이 협력해야 하는 것.


Q.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고 살아가려면, 필요한 게 뭘까요?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려면 지속 가능한 지역 생태계와 안전한 관계가 필요한 것 같아요. 아무리 이 지역에서의 활동 즐거워도 먹고 살 게 없으면 청년들이 지역에서의 삶을 시도하기가 어렵지 않을까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통해 미래의 자원을 키우기보다, 당장의 자원으로 소멸시켜 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많은 노력, 경험, 시간의 축적을 통해 만들어진 다양한 문화, 관계, 생태계가 존재하는 것이 로컬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한국 사회 안에서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볼 수 없는 게 큰 한계인 것 같습니다. 서울의 획일적인 부분들이 지역에도 점점 이식되고 있어요. 서울의 빠른 변화 속도를 지역에 강요하는 것, 그리고 서울하고 비슷하게 만들려는 시도를 계속 경계하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Q. 강화가 지금 어떤 모습인지 너무 궁금해지네요. 강화의 변화가 느껴지시나요?


청풍이 처음 강화에 자리 잡을 때는 청년들이 거의 없었어요. 그런데 청풍이 강화에서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니까 주변 친구들이 하나씩 자신의 생업을 만들어가며 강화에 터를 잡기 시작했고, 그 친구의 친구들이 생겨나면서 지금은 예전보다는 많은 청년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저희가 문화 기획한다고 가게를 닫으면 장사 안 하고 딴짓거리 한다고 욕하셨던 (웃음) 어머님들도 지금은 같이 난타 같은 것도 하고, 재밌는 일 없냐고 먼저 물어봐주기도 하세요. 강화읍 안에서 한번 퍼레이드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시장 어머님들이 시장 문을 닫고 나오셨어요. 원래는 장사만 보고 있었는데, 청풍 덕분에 삶의 다른 모습들을 보게 되었다면서.


강화 전통시장 상인 어머님들과 함께한 시장 축제 ⓒ 협동조합 청풍


사회적 약자들이 살기 좋은 동네가
정말 살기 좋은 동네라고 생각해요.


Q. 유명상 펠로우가 생각하는 ‘살기 좋은’ 지역이란 어떤 지역이라고 생각하세요?


사회적 약자들이 살기 좋은 동네가 정말 누구든 살고 싶은 동네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방성이 중요한 것 같아요. 외부에서 누가 오든지 환대하고 안내할 수 있는 분위기. 그래야 그 지역 안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Q. 살기 좋은 강화의 청년들에게 마지막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저희랑 뜻을 같이 하는 친구들이 강화에서 많이 자리 잡고 고민들을 같이 나누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다음 세대 친구들한테 뭔가 가르쳐주는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냥 그 친구들이 해보고 싶은 것들을 하는 데 제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제가 항상 하는 얘기가 있거든요.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 신경 쓰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마음대로 해라.” 내가 살아갈 동네라면, 내가 해보고 싶은 것들 마음껏 후회 없이 해봐야지 애정도 생기고 그다음 단계도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희가 하는 일은, 내 일처럼 나서서 공감해주고 지지해주셨던 것에 대한 고마움을 다음 세대에게 갚는 일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머님들! 밥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얻어먹은 밥, 다음 세대 친구들한테 갚겠습니다.



유명상 펠로우 인터뷰 영상



유명상 펠로우와 함께하는 카카오임팩트 펠로우십이 궁금하시다면, 

https://www.kakaoimpact.org/fellow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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