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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임팩트 Mar 25. 2021

#태도 #가설 #실험 #조직 #리더십 #공론장

'문제정의와 생태계' 연관 키워드

#태도


성경 구절 중 ‘만물이 합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라는 말처럼 세상은 혼자 바꿀 수 없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좌충우돌하면서 사회 변화가 일어납니다. 개인의 활동은 그런 변화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 김성원(Play AT 생활기술과 놀이멋짓 연구소 / 크리킨디센터 미장공방)


김성원 소장은 태도의 문제를 중요하게 지적합니다.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거나, 마치 세상을 바꿀 것처럼 지나치게 욕심을 갖는 것을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혼자서 모든 문제, 또는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은
자연스럽게 협력적 태도로 이어집니다. 


김성원 소장은 협력의 범위가 얼마나 넓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협력이란 결코 가만히 앉아 이뤄질 수 있는 게 아니란 점도 보여줍니다.


온라인 카페나 다양한 SNS를 통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과 관련 정보와 자료를 계속 공유합니다. 게릴라처럼. 이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옛날에는 어떤 주장, 기술, 해결책을 검증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수평적으로, 동시대에 아주 빠르게 검증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공유한 자료를 많은 사람들이 함께 검증을 해줍니다. 대신 실험을 해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 김성원(Play AT 생활기술과 놀이멋짓 연구소 / 크리킨디센터 미장공방)


『플랫폼 레볼루션』이란 책에서는 플랫폼에서 외부의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도록 참여를 독려하는 개방적인 인프라를 제공하고 그에 맞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잘 짜인 기술적 인터페이스를 마련하는 것보다 참여를 이끌어내는 제도와 문화 그리고 협력에 걸맞은 규칙(약속)을 만들어내는 일이 더 중요하고 또 어렵다는 뜻입니다.


자신이 어렵게 찾은 정보를 아낌없이 공유하는 것도, 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면서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도 다른 이들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좋은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느슨한 협력이 꾸준히 이어져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하려면 참여자들 사이의 규칙(약속)이 필요합니다.



#가설


지금 왜 애자일이 소환되고 있을까요. 애자일은 두 가지라고 생각해요. 첫 번째는, 점점 답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가능성을 열고 과정을 설계하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많은 사람이 참여해야 한다는 믿음을 주고 협업하게 하는 것. 결국 배우면서 같이 문제를 해결하는 거죠. 그 어느 것도 정답은 없으니, 정답보다는 역량을 가지는 게 중요하고, 이런 역량을 갖기 위해선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런 과정을 이겨내려면 결국 내가 좋아해야 하죠. 이런 사람이 세상을 바꾸지 않을까요?

- 권오현(사회적협동조합 빠띠/코드포코리아)


우리는 종종 문제정의의 과정이 가설의 수립과 비슷하다고 느낍니다. 그 느낌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보겠습니다.


문제를 정의한다는 것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문제에 대한 모든 요소들과 그 상호작용을 찾아내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완벽한 솔루션을 찾아내는 것일까요? 현실에서는 이런 솔루션을 찾는 도중에도 문제와 문제를 둘러싼 환경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각주구검이라는 고사성어와 같은 상황입니다. 흐르는 강에 짐을 빠트린 사람이, 타고 있던 배에 칼로 자국을 내곤 '이 자리에서 짐을 잃어버렸으니 배가 건너편 기슭에 닿아도 이 칼자국 밑을 찾아보면 짐이 있을 것'이라며 안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배에 새긴 자국은 선명하게 남아있지만 이미 

배는 흘러내려왔습니다.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은
가능성을 열고 과정을 설계하는 것,
그리고 협업하는 것. 


결국 배우면서 같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함께 배우고 같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공동의 전제를 만들어 보는 경험. 실험하고 확인하고 개선해야 할 것들을 소통하고 이를 팀의 역량을 투입해야 하는 과제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문제정의에 가장 가까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사회문제를 다루는 일상의 태도와 근육을 견고하게 만드는 것 말입니다.


가설을 열어 두고 많이 듣는 작업을 합니다. 문제정의에 앞서 잘 듣고, 잘 관찰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제대로 대화하고 학습할 수 있는 팀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많은 작업은 혼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대화하면서, 함께 문제를 정의할 수 있는 감각과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 서현선(진저티프로젝트)



#실험


사회 문제는 다 연결돼 있습니다. 가령, 청소년 자살률과 따돌림, 가정 폭력 등의 문제들이 다 연결돼 있지만, 정확히 어떻게 얼마나 연결이 돼있는지는 알 수 없어요. 그저 각자의 관점에서 어떤 것이 더 결정적이라고 주장할 뿐입니다. 그래서 정책 실험이 필요합니다. 그걸 해봐야 그 연관성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험을 해보고 그 시점에서 드러난 최적의 해법에 막대한 자본을 투여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는 게 훨씬 더 리스크가 낮습니다.

- 도현명(임팩트스퀘어)


지금까지 '실험'은 대개 모든 변수들을 통제할 수 있는 제한된 환경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여겨왔습니다. 실험실 안에서 이뤄지는 과학·의학 분야의 실험이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실험이라는 단어와 사회라는 단어의 결합은 어색했습니다. 


과연 날로 복잡해지는 사회에서 정책 실험은 가능할까요?
물론입니다. 


오히려 오늘날처럼 복잡한 사회에서 정책 실험의 가치는 더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2019년 노벨 경제학상은 15년간 빈곤 퇴치를 위해 교육과 보건의료 분야 등에서 정책 실험에 헌신해온 세 명의 경제학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부부 사이이기도 한 아비지트 배너지(Abhijit Banerjee), 에스테르 뒤플로(Ester Duflo) 등은 2003년 빈곤퇴치연구소를 설립해 아프리카와 인도 등의 현장을 누비며 과학적 정책 실험을 통해 가난한 이들의 생각과 행동을 분석하고 가장 효과적인 해법을 찾아내는 일을 해왔습니다. 가난한 이들이 은행에 저금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또 아이를 많이 낳는 이유는 무엇이며, 건강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 책상머리에 앉아서는 결코 밝혀낼 수 없는 원인과 해법을 찾고자 7년 동안에만 40개 나라에서 240개의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말합니다.


일반적인 해답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관점의 변화를 이루려면 책상머리를 떠나 세상을 좀 더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현실에 대해 유용한 진실을 알려줄 적절한 자료를 수집하는 데 비중을 두기로 했다. 이는 개발경제학자들이 따르는 오랜 전통이다. 우리에게는 이전 세대의 경제학자가 누리지 못한 자산이 두 개 더 있다. 하나는 여러 가난한 나라에 관한 고급 정보이며, 다른 하나는 획기적이고 강력한 무기인 무작위 대조 실험이다.

아비지트 배너지, 에스테르 뒤플로,『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 MIT 경제학자들이 밝혀낸 빈곤의 비밀』, 2012, 생각연구소, p.33-34.



#조직


자원이 많은 쪽이 이기는 시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자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미국의 최정예 부대가 알카에다라는 게릴라 조직을 쉽게 이기지 못합니다. 탑다운 방식으로 움직이는 잘 짜인 팀이 촘촘하게 연결된 유연한 조직을 압도하지 못하는 겁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조직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전에는 계층 구조의 위로 올라갈수록 정보량이 많았고 그만큼 더 많은 권한도 가져야 했습니다. 지금처럼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많은 시대에는 거꾸로 새로운 상황과 정보를 계속 맞닥뜨리는 반대쪽 끝에 권한이 주어져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문제 해결력이 높은 조직과 팀을 만들려면 이런 흐름을 이해하면서 변수를 다루는 태도, 맥락을 해석하고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에 대처할 수 있는 기술이 나아지도록 해야 합니다.

- 서현선(진저티프로젝트)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네트워크 사회(network society)’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이 지식과 정보, 더 나아가 권력을 공유하는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더 이상 관료제로 대표되는 중앙집권적이고 계층적 방식의 결정과 지시가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그보다는 "다양한 참여자들 사이의 목적지향적 상호작용”이 문제 해결에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명석은 그의 책 『거버넌스 신드롬』에서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참여자들 간의 상호의존성이 증가”하는 만큼 “어느 누구도 사회문제를 혼자 힘으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어 다양한 참여자들 간의 협조가 필요하게 된다”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신뢰 구축이 중요하며, “정책 결정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해결책을 찾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 구성원 사이의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네트워크 사회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이른바 사악한 문제(wicked problem)의 등장입니다. 이러한 사악한 문제는 그렇지 않은 문제와 달리 전문가들의 자료 수집과 분석 그리고 연구하기 같은 작업들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데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앞서 언급한 문제의 특성으로 객관적 자료를 수집하거나 과학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알아낼 수 있는 것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악한 문제는 그 범위가 하나의 조직이나 기관의 관할권을 벗어나므로 특정 분야의 전문성이나 자원을 독점하던 정부와 같은 전통적 관료 조직 혼자의 힘으로는 문제를 정의하거나 해결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개인이나 조직들 사이의
‘수평적 협력과 조정’이
절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듯 계층제적 통제를 벗어나 신뢰를 기반으로 형성되는 조정 양식(조직) 가운데 하나가 네트워크 거버넌스입니다. 네트워크 거버넌스의 특징은 신뢰, 상호이해, 호혜성, 비공 식성, 협력,상호조정, 윤리적·도덕적 헌신의 공유, 목적의 공유, 신뢰할 수 있는 의사소통 등입니다.



#리더십


문제를 풀려면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한테 인내심을 가지고 권한을 줘야 합니다. 기회를 만들어서 믿어주고 끝까지 기다려줄 줄도 알아야 합니다. 벤처 창업하고 비슷한데 중간에 흔들리면 아무것도 못합니다. 끝까지 믿고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정책 실험의 결과가 나옵니다.

- 황석연(행정안전부 지역혁신정책관 시민협업팀)


네트워크 거버넌스를 포함하는 협력적 거버넌스는 복잡적응계(Complex Adaptive System)와 비슷한 특성을 가집니다. 다양한 행위자들의 자율권이 완전하게 보장되는 것이 새로운 질서 창출의 필수조건이라는 점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총체적 통제’나 ‘총체적 계획’ 없이 새로운 질서가 나타난다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네트워크 거버넌스가 성공하려면
이러한 새로운 질서가 창출되어야 하는 셈입니다.


이명석은 "직접 지도하지 않고 지도하는” 복잡계 조직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복잡계 조직은 "조직 구성원들이 스스로를 조직화하고 재구조화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새로운 형태의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① 새로운 절차나 과정을 강제하려 하지 말고, 새로운 절차나 과정이 나타날 수 있도록 허용하고, ② 진정성과 배려를 통하여 조직 구성원들의 행동 기준을 제시하고 또한 동등한 조직 구성원으로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③ 조직 구성원들과의 상호작용 등 조직의 모든 면에 자신을 맞추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 등을 꼽고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로 시작하지 않고 ‘저거 하고 싶다’로 시작합니다. 그렇게 하면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고 훨씬 더 창의적이고 자유로 운 발상이 가능하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만들어가는 데에 정답은 필요 없습니다. 혼자서 다 할 순 없습니다. 1번, 2번, 3번, 4번…. 이렇게 하나하나 연결해가서 그다음엔 또 다른 누군가가 이어받아 다른 꿈을 꿀 수 있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그 분야의 전문가를 찾기보다는 누구라도 동기부여를 해나가면서 함께 성장해가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적재적소라는 말도 안 맞습니다.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일을 할 수 있게끔, 같이 꿈을 꿀 수 있게끔 해야 합니다.

- 정상민(영네트워크)


동기를 부여해가면서 함께 성장해간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카리스마나 공감, 섬김 등 지금까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할 때입니다. 우선 '다양성’과 ‘유연함’이라는 같은 듯 다른 두 개의 열쇠말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팀을 구성할 때는 경계를 허무는 다양성이 필요하고, 문제를 해결해갈 때는 답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공론장


청년허브 N개의 공론장은 청년 시민들이 스스로 자립하는 과정 안에서 어젠다를 뾰족하게 만들고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공적 토대를 만드는 것, 연결을 세팅하는 것과 어젠다 세터를 키우는 것이 목표예요. 사회적 대화를 기획하는 경험을 하면서, 그 과정에서 동료 그룹을 만나기도 하고, 어젠다 자체가 다시 활동이나 일을 만들어가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죠. 어젠다 세터들을 모집하고, 그들이 어젠다를 세팅하고 대화의 장을 여는 것을 지원하면서 개인의 목소리가 사회 변화를 만들어가는 경로와 장으로 연결되고 확장되는 안전하고 유연한 플랫폼을 만들고 있어요.

- 안연정(전 청년허브)


사회혁신가가 ‘문제를 정의하려는 의도’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수많은 문제해결 또는 사회혁신 과정의 패턴들 중에, 대중의 인식과 행동 변화가 문제해결의 핵심인 경우 ‘의제’를 설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경우 문제를 해결하려는 팀이 내부에서 파악하는 ‘문제정의’가 사회적으로 설득하는 과정인 ‘어젠다 세팅’과 상당 부분 겹쳐지게 되겠죠.


명확한 문제정의를 통해 어젠다 세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로 문제해결 단계에 이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문제 해결 방식에서 ‘인식의 변화’ 자체가 핵심적인 경우 문제정의의 비중은 매우 높을 것이고, ‘행위 유도 모듈의 개발’이 핵심인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줄어들겠지요.


따라서 문제해결법, 즉 솔루션을 찾는 것뿐만 아니라 문제에 대한 명확한 어젠다를 수립하고 널리 퍼뜨릴 수 있게 돕는 것 역시 사회혁신을 지원하는 길일 수 있습니다. 


‘사회혁신 생태계’의 의미를 정의하고
그 가치를 재생산하는 공론장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겠지요.



* 이명석, 『거버넌스 신드롬』, 2017, 성균관대학교출판부, p.109. Roger Lewin and

Birute Regine, “The Core of Adaptive Organizations", in Eve Mitleton-Kelly, (ed.) Complex Systems and Evolutionary Perspectives on Organizations: The application of Complexity Theory to Organization, (London:JAI Press, 2007): p.167-183(앞의 책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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