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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Oct 16. 2021

쉼표와 줄 바꿈

글의 호흡이 길어질 때 그 호흡을 가다듬기 위한 수단으로 쉼표와 줄 바꿈이 있다.


문장이 길어질수록 정확한 내용을 알아보기는 어려워진다. 꼭 가독성이 떨어져서 아니라 원래 글이라는 게 그렇다. 길어지다 보면 이중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도, 끊어 읽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생기기 쉽다.


그럴 때 쉼표는, 말 그대로 독자에게 적절히 쉬어갈 만한 부분을 마련해 준다. 글을 소리 내어 읽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긴 글을 읽을 때는 쉼표 부분에서 한 템포 쉬고 읽으면 훨씬 좋다.


줄 바꿈은 어떠한가? 분명 연결되는 내용이지만 하나의 문단을 마무리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문단을 시작하며 분위기를 환기시킬 때는 줄 바꿈이 필요하다. 일견 연결성을 떨어뜨리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오히려 연결성을 강화시키는 좋은 수단인 것이다.


그래서 쉼표와 줄 바꿈은 호흡을 조절할 뿐 아니라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다. 문맥을 파악함에 있어 이 수단의 활용 여부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


뿐만 아니라 쉼표와 줄 바꿈은 글쓴이 스스로가 글을 이해하려 할 때에도 필요하다. 아무리 자신의 창작물이라 할지라도 이해와 정리가 필요한 순간은 찾아오기 때문이다.


글이 술술 잘 쓰이더라도 한참을 써 내려가다가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면 분명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눈에 띄게 마련이다. 마냥 좋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한 글도 결국 어느 시점인가에서는 돌아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삶도 마찬가지다. 작성 중인 글을 읽어보듯,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이켜보자. 쉼표를 통해 호흡을 가다듬고 정리해야 하는 순간은 아닌지, 아예 줄을 바꿔 새롭게, 그러나 매끄럽게 연결해야 하는 순간은 아닌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


글의 완성도와 마찬가지로, 삶의 완성도에도 역시 내용뿐 아니라 적절한 쉼표와 줄 바꿈의 활용은 중요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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