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란 무엇일까.
내게 한 자루의 볼펜이 있다. 나는 언제든 이를 사용할 수 있고, 원한다면 버릴 수도 있다.
이 볼펜의 모든 것은 내게 완전히 종속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실제로 그렇다.
그리하여 나는 이 볼펜을 소유하고 있다고 쉽게 말할 수 있다.
내게는 또 마음이 있다. 하지만 마음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고, 원한다 해도 마음대로 버릴 수도 없다.
마음은 내게 종속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리하여 나는 마음을 소유하고 있다 쉽게 말할 수 없다.
분명히 내 마음임에도 그것을 증명하기는 어렵다.
내 마음도 이 모양인데, 하물며 타인의 마음이란 어떨까?
그래서 마음을 소유하려는 대부분의 노력의 끝은 실망으로 귀결된다.
소유하려 할수록 진정으로 소유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마주친다.
마음을 일시적으로나마 소유하다면 틀에 가두지 말고 자유로이 풀어놓아야 한다.
풀려 있는 마음이 자유로이 움직이다 어느 순간 맞닿아 이어지는 것만이
일부의 마음이라도 소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렇게 마음은 마음 가는 대로 둘 때에서야 비로소 종속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