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워홀] 퇴사는 언제쯤…? 사직서를 보내라는 매니저

by 콘월장금이

한글로 적어보는 사직서. ( 구구절절 ) ​


나의 예상 퇴사일은 1월말이라고 말했다. 근데 갑자기 마음이 바뀌려는게 12월말에 퇴사해서 1월에는 여유있게 여행을 다니면 어떨까 생각이 드는거다.



근데 그렇다고해서 영국을 돌아다닐 것 같지 않고, 딱히 가고싶은 곳도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긴 하다.



그냥 일이 조금 지겨워진건 사실이나. 굳이 그때까지 못 할 이유도 없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내 직업은 금방 누군가에게 대체될 수 있고 그러면 뒤를 돌아봤을 때 오는 그 공허함의 몫은 누구의 것인가 하는거다. 사실 대부분의 모든 직업이 그렇고 삶이 그렇고, 누군가 오면 가는거고 태어나고 죽어가고 하는 순환의 날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워홀의 마지막 끝물까지 꽉꽉 채워서 일을 해야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스믈스믈 올라오는거다. 내 예상 퇴사일이 약 3개월정도 남았을 쯤 매니저가 퇴사일을 물어보며 사직서를 보내달라고 했다. 보통 노티스는 한달 전이고 사직서도 그쯤 보내는 걸로 알고 있는데, 벌써부터 사직서를 보내면 나는 그 뜬 마음을 어떻게 잡아갈 수 있을까. 다음 사람을 찾기 위해 사직서가 필요하다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내가 영국을 떠날 때 마음에 걸리는 것은 Z와 친구들일텐데, 얘네도 뭐 알아서 잘먹고 잘 살거라는걸 믿어 의심치않는다. 내가 그럴거라는걸 알아서 너희도 그럴거라는 생각이다.



해외 5성급 호텔 근무는 캐나다 워홀때부터 나의 꿈의 직장이었다. 전세계에 내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은 각 나라의 호텔이 내 제2의 집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호주,캐나다,영국 이 멋진 나라들을 다 돌아볼 수 있었던건 예전에 첫째언니의 말을 빌려 그저 좋아서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할 수 있겠다.



피부미용은 내가 해외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도와준 도구이고, 하고 싶은 여행을 하기 위한 해야할 일이었다. 워홀 국가는 여행이라는 미지의 산을 둘러보기 위한 베이스캠프였다.



2016년부터 2023년까지가 될 나의 워홀 여행은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막을 내리게 될터이다.


눈 앞에 보이는 어떤 멋진 것들이 남은 건 없지만, 아무도 보지 못할 내 마음 속에 그리고 눈속에 담긴 세상을 나는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늘 그렇듯 금방 포기하고 돌아와도 언제나 환영이다.


이 마음가짐이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도와줬다.



선진국에 가서 왜 그토록 사람들이 그 곳에 가고 싶어하는지, 무엇이 다른지 알고 싶었다.


지금은 호주,캐나다,영국 너희도 뭐 별거 없구나. 라는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멋지고 다르고 좋은 세상이었지만 거기도 똑같이 사람 사는 곳이었다.



내년에는 어디에 가 닿을지 모르겠지만 서른 중반이 되어 0으로 시작될 새해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으면서도 잘 살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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