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적인 남자친구를 울린 나의 말..

by 콘월장금이

Z랑 유난히 진솔한 대화를 많이 나눴던 주간이었다.


런던으로 돌아오기 전, 그날 아침에는 1년 넘게 우리가 만나면서 최고의 순간은 언제였는가?에 대한 질문을 Z에게 던졌다.



전날밤 펍에서 맥주 한잔을 마신뒤 약간 알딸딸하고 감정적이 됐더라는 말을 Z가 했었다. ( 그 맥주는 무척 가벼웠고, 나는 아무런 알콜 효과가 없었기에 그런 Z를 약간 비웃었다 ㅋ. 그도 그럴것이 우리가 지난 10일간 같이 마신 술은 달랑 어제 마신 맥주 한잔이 전부였다. 그렇다 우리는 차를 더 자주 마시는 사이다.)



내가 물은 것에 대해 Z는 이번 콘월에서의 시간이 베스트였다고 대답했다.



나는 조금 어이없었던게 아니... 1년 넘게 만나놓고 이번이 최고였다하면 지난 시간들은 뭔가? 라는 생각이 든거다.



그래서 더 말해보라며 다른건 없었는지 대답을 재촉하니 지난 여름휴가때 콘월 펜잔스가 좋았다는 말을 했다.


( Z가 뽑은 나와의 시간 베스트는 둘다 콘월에서의 시간인거다. 그래.. 이제 콘월인 인정이다 ;)



그리곤 나에게도 묻길래



나는 하나로만 뽑을 수 없는 어느 형태를 설명하고 싶어

한손으로 작은 뭉탱이를 만들어내며



우리가 같이 걸었던 리젠트파크에서의 시간 한뭉텅이

그리고 하이드파크, 리치몬드파크 ..​


나는 하나를 말할때마다 손 뭉텅이들을 정열하고 쌓아냈다.



우리가 같이 먹었던 어느 곳의 국수, 하이디라오 훠궈,

어느 레스토랑의 음식 등을 간결하게 말한 뒤



뭉텅이들이 차곡차곡 쌓아올라가는 모습을 표현해내며

결국에 그것들이 하나의 탑을 완성했고



너와 함께했던 일상적인 모든 순간이 나에게는 베스트였노라고 말을 마무리지었다. 나는 나름 내가 표현하고자하는것에 집중하고 있어서 그제야 Z를 뒤돌아봤는데

눈물이 찔끔 흐른 Z를 볼 수 있었다.


나는 Z가 우는 모습을 단 한번도 본 적 없고, Z는 내가 울면 왜 우느냐 ~ 말을 했으면 됐지않느냐 ~ 라며 이성적인 모습을 보이곤 했었다.


-



갑자기 씻으러 간다며 아래층으로 호다닥 내려가는 Z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미를 느꼈다 ㅋㅋㅋㅋㅋ ;


그리곤 이내 약간의 뿌듯함이 차올랐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바가 잘 전달된거 같기도 하고, 무뚝뚝한 Z에게 나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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