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나 영국 시골로 옮기기까지는 생각보다 결정하기까지 꽤 오랫동안 마음을 쏟았다.
사실 영국워홀이 끝난 이후에의 삶이 그려지지 않던 시기이기도 하고, 때마침 약 1년 반을 만나고 있던 중국인 남자친구가 영주권을 취득한 때이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에 그는 대학교를 옮기는 일이 생겼는데 콘월이라는 영국의 제주도라 불리는 곳이다.
이미 그쪽으로 옮긴 그를 만나러 휴가를 내어 펜린이라는 곳을 방문했을 때는 길거리에 젊은이보다 흰머리의 어르신분들을 보기가 더 쉬웠다. 듣자하니 콘월은 은퇴하고 살기에도 꽤 괜찮은 동네라 들었다.
아직 30대의 내가 이 작은 시골마을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휴가는 끝나가고 나는 다시 런던으로 돌아갔다.
아직 마음 속에 쉽사리 답이 떠오르지 않는 날들이
길어져갔고, 나는 미리 계획해두었던 발리로 떠나게 된다. 그곳에서 약 한달간 요가 수련을 하며 심리적 치유와 동시에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간을 하나 둘 쌓여가는데 도통 떠오르지 않는 답에 어느날에는 지도자선생님의 제안 아래 타로 카드를 뽑게 된다. 한장의 카드는 새로운 방향을 가르키고 있었고 다른 한장의 카드는 스스로의 수호천사에게 물어보라는 답이었다.
내가 미처 깨닫기 전부터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답에 확실을 차츰 가져야할 시기가 온 것이다.
이번에는 관광비자로 영국시골살이를 시작했다. 하릴없는 날에는 우리가 이렇게 지내는지 맞는지 성당에가 고요히 앉아있어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했다.
인생의 중대한 기로에 서있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고, 나 대신 누군가 답을 내려준다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간절했으나 결혼 또는 이별 혹은 장거리연애에 대한 답은 나 스스로에게 구할 수 있는 것이었다.
결정과 선택 그리고 책임은 그 당사자에 있는 것이니 말이다.
우리가 함께 지낸지 3개월정도 됐을까, 이대로 살기에는 무의미한 것같아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기로 결정했다.
결혼을 선택한 것이다. 그 과정은 이상하리만치 생각보다 더 수월했으며 영국에서 시작된 결혼식은 중국과 한국까지 이어졌다. 물론, 이 과정에서 우리는 보통 한국에서 한번 결혼하는 것보다 더 적은 금액이 들었을거라 생각한다. 영국과 한국에서는 최대한 간소화했고 중국에서는 보통의 결혼식을 치르기도 했다.
그런 모든 과정이 준비부터 3개국 결혼까지 총 6개월이 소요됐다.
그리고 결혼이라는 현실 속으로 내 두발로 걸어들어 영국 시골까지 닿게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