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36] 도(道)를 터득한 사람들
[장자36] 도(道)를 터득한 사람들 / 예수도 부처도 죽여야 하는 이유
도(道) 란?
16. 무릇 도(道)가 실재라고 하는 믿을 만한 증거는 있지만, 그것은 함도 없고(無爲) 형체도 없습니다(無形). 전할 수는 있으나 받을 수가 없습니다. 터득할 수는 있으나 볼 수가 없습니다. 스스로를 근본으로 하고 스스로를 뿌리로 하고 있습니다. 하늘과 땅이 있기 이전부터 본래 있었습니다. 귀신과 하느님을 신령하게 하고, 하늘과 땅을 내었습니다. 태극보다 높으나 높다 하지 않고, 육극(六極)보다 낮으나 깊다 하지 않습니다. 하늘과 땅보다 먼저 있었으나 오래되었다 하지 않고, 옛날보다 더 오래되었지만 늙었다 하지 않습니다.
도를 터득한 사람들
17. 희위씨(狶韋氏)는 도를 터득하여 하늘과 땅을 들고 다녔고, 복희씨(伏戱氏)는 도를 터득하여 기(氣)의 근원으로 들어갔고, 북두칠성은 도를 터득하여 예로부터 틀림이 없이 돌고, 해와 달은 도를 터득하여 예로부터 쉼이 없고, 감배(堪杯)는 도를 터득하여 곤륜산(崑崙山)에 들어가고, 풍이(馮夷)는 도를 터득하여 황하(黃河)에서 노닐고, 견오(肩吾)는 도를 터득하여 태산(泰山)에 살고, 황제(黃帝)는 도를 터득하여 하늘에 오르고, 전욱(顓頊)은 도를 터득하여 현궁(玄宮)에 살고, 우강(禺强)은 도를 터득하여 북극에 서고, 서왕모(西王母)는 도를 터득하여 소광산(少廣山)에 자리 잡았는데 그 처음과 끝을 알 수 없고, 팽조(彭祖)는 도를 터득하여 위로 순(舜) 임금 때로부터 아래로 오패(五覇) 때까지 살고, 부열(傳說)은 도를 터득하여 무정(武丁)의 재상이 되어 세상을 뒤덮고, [죽어서는] 동유(東維)를 타고 기미(箕尾)에 올라 여러 별들 중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 오강남 교수의 장자 번역본 중에서 발췌
오컴의 면도날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무언가에 대해 설명할 여러 방법이 있다면 그 중 가장 단순한 것이 정답이라는 것이다. 보통 노자와 장자를 통틀어 언급할 경우가 많지만 노자는 간결하고 말을 아끼는 반면에 장자는 구구절절 설명하고 비유를 들어 이야기하는 차이가 있다. 다만 필자가 보기에 노자 도덕경 중의 치세를 언급하는 많은 부분들이 정말 노자의 이야기일까 후대에 첨언된 이야기일까를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장자 또한 이런 논란이 함께이기는 하지만.
아무튼 도에 대한 최고의 명언은 노자 도덕경 제 1장에서 시작하는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 - 도를 도라 이르면 그것은 도가 아니다 라는 대목일 것이다. 도를 언어를 이용해서 뭐라 설명 하겠는가? 도를 도라고 지칭하는 것조차 언어도단인 것을. 비유하자면 초등학생이 대학생에게 공부법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이 대목에서 눈에 확 띄는 구절이 있다.
‘도는 터득할 수는 있으나 볼 수가 없다’ 는 구절이다.
중요한 것은 ‘도는 터득할 수 있다’ 는 사실이다 (밑줄 좍!)
도는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다. 도는 감각의 영역에 속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도는 감각보다 훨씬 더 상위의 무엇이다. 그렇지만 도에 실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도는 모든 것을 포괄하며 모든 것에 편재한다.
도는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터득할 수는 있다.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놀라운 힌트이다.
다음 대목을 보자.
이런 저런 온갖 사람들이 도를 터득하여 신통을 부리고, 도의 작용으로 별들이 변함 없는 운행을 계속한다. 일단 너무 신화스러운 말들은 적당히 걸러서 이해하면 되겠다. 결국 도를 터득함은 삼매 명상의 완성으로 귀결된다. 우리같은 일반인들에게 현실적 물리적 객체와 대상들은 단단하기 그지없다. 부딪치면 깨지고 경계가 부서지고 파열된다. 중력의 힘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도를 터득한 이들은 이런 구조물들의 법칙에서 벗어나 한 단계 올라서있다.
문득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블랙홀로 빨려들어가 시공간의 경계를 벗어난 주인공이 떠오른다. 그는 3차원이라는 기존의 시공간의 경계에서 한 단계 올라섰다. 그래서 과거라는 시간의 경계를 허물고 공간의 경계도 허물고서 과거의 어린 딸에게 돌아가 메시지를 전할 수 있지 않았던가? 물론 이런 이야기는 영화 속에서 상상으로 지은 허구에 지나지 않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완전히 제로인 내용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도를 터득한 이들, 삼매에서 높은 경지에 이른 이들에게는 전혀 불가능할 일이 아닐 수도 있다. 물론 실질적으로 바탕이 되는 오랜 수행의 노력이 있어야지, 상상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약간의 상상으로 가능하리라는 환상 속의 망상병 환자가 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이전글에서 ‘도道’ 는 우주 삼라만상 모든 것의 최상위에 있는 무엇이고 우주 전체를 ‘하나’ 로 아우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적인 구조에서 봤을 때 이 구조를 3등분 해서 보면 이 ‘도道’ 가 최상위이며 최하위 계층에 ‘물질’ 이 있고 중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 ‘기氣’ 라고 할 수 있다. 기(氣)는 도(道)와 물질의 중간에서 양측의 가교가 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물질에 가까운 성질을 가진 기(氣)와 이보다 더 유연하고 무른 성질의 근원(도道)적 성질을 가진 기(氣)로도 나뉜다.
‘도를 터득하여 기의 근원으로 들어갔다’ 는 표현에서 ‘기의 근원’ 이란 결국 도를 의미한다. 최상위인 도를 터득하니 기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고 그 근원인 도로 들어갈 수도 있는 것이다.
약간의 여담이지만 사람 많은 번화한 길을 지나가다 보면 종종 ‘도나 기를 아십니까’ 라며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을 만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들 배후의 집단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이들 중 누구도 도나 기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들임을 두말할 필요가 없겠다.
어떤 사람들은 신(神)을 만나러 예배당에 간다.
어떤 사람들은 부처를 만나러 절에 간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겠지만 신도 부처도 예배당이나 절에 있는 것이 아니다.
아, 그런 존재를 가장한 귀신이 그곳에 있을 수는 있다.
그러니 신이나 하느님, 부처를 형상으로 보아서는 안된다.
어떤 땡추는 자신이 수행 도중에 부처를 만났다고 주장한다. 부처가 자신을 부처로 인가했단다. 약간의 신통을 부리니 사람들이 그가 하는 말들을 믿고 떠받든다. 어이 없는 일이다. 눈에 헛것이 씌어 부처 귀신을 만났는데 그 귀신을 부처라고 믿어버린 것이다. 한마디로 이해 부족이고 잘못된 수행으로 옆길로 샌 것일 뿐이다. 귀신들은 거짓말과 사기술의 대가다. 무당에게 나타나는 귀신들은 단군부터 시작해서 무슨무슨 장군까지 자신이 그런 존재라고 온갖 사기를 다 치고 다닌다. 아주 질 낮은 사람과 다름 없다. 오죽하면 자신을 받들게 하기 위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몽땅 해꼬지 하고 어린 애가 있는 엄마에게는 아이를 죽게 만드는 무병(巫病)을 주겠는가.
바르게 명상을 수행하더라도 이런 일이 누구에게든 나타날 수 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석가모니 부처님도 무상정등각에 이르기 전 온갖 마귀들의 유혹이 있었다는 일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니 예수님 부처님 단군님 이고 뭐고 그런 이미지를 써서 나타나는 존재는 몽땅 무시하는 것이 상책이다.
가장 높은 근원은, 도(道)는 형상을 초월해있다. 모든 곳에 편재해 있다. 물질 우주의 바탕 원리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니 이런 맥락에서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는 말은 사실이다. 어디 부처뿐이겠는가, 예수도 무슨 무슨 성자 할아버지도 정신이 흐리멍텅해져서 믿음의 구렁텅이에 빠져들어가서는 안된다. 그런 삿된 이미지는 유령이고 귀신일 뿐이니 단칼에 잘라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도道는) ... 귀신과 하느님을 신령하게 하고’
도道는 귀신과 하느님(神)조차 신령하게 한다.
도道는 모든 것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귀신과 하느님조차 도道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것의 근원인 도道는 어느 특정 장소에 있을 수 없다. 모든 곳에 편재해있다. 높은 사람, 아랫 사람, 성직자, 그 누구도 가리거나 차별하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 인간은 그런 도道를 터득할 수 있다. 그만한 잠재력이 있는 것이다.
이 도(道)의 근본 원리를 알면 삿된 망상에 빠질 일이 없다.
도道를 터득하겠다고 이상한 잡기술을 수련하지도 연마하지도 말라.
그것은 오직 바른 명상 - 삼매 - 을 통해서 가능한 일이다.
바른 명상은 일단 원칙 하나만 분명히 기억하면 된다.
그것은 마음에서 탐진치 삼독(三毒)을 비우는 일이다.
편재하는 도道를 터득하면 된다.
독을 비운 자리에 도道가 저절로 채워지리라.
완전히 순수한 마음에는 독이 들어올 자리가 없다.
- 明濟 전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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