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찍이는 깔끔쟁이

자신을 청결히 가꾸는일은 사랑하는 일

by 시더로즈



찍찍이는요, 아주 깔끔한 아이예요.

우리 집에 처음 온 날부터 그랬어요.


처음엔 그저 작고 귀여운 발바닥으로 콩콩 뛰어다니다가,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졸리면 쿨쿨 잠만 자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찍찍이는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섬세한 친구였어요.

자기 몸을 아주 자주, 그리고 정성껏 가꾸는 아이였거든요.



햄스터는 물로 씻지 않는 동물이에요.

몸이 젖으면 감기에 걸릴 수 있어서,

자연에서는 모래 목욕을 통해 몸을 깨끗하게 한답니다.


그래서 저는 찍찍이만을 위한 ‘모래 목욕탕’을 따로 만들어주었어요.

작은 투명 그릇에 햄스터 전용 모래를 부어주면

찍찍이는 조심스럽게 그 안으로 들어가요.


그러곤 온몸을 살랑살랑 굴리면서

보송보송한 털 사이사이에 모래를 스며들게 해요.

그럴 때마다 찍찍이의 털은 점점 더 윤기가 나고,

햇살 아래에서는 반짝이기도 해요.

가끔은 모래 속에 몸을 쏙 묻은 채 조용히 눈을 감고 있기도 한데,

그 모습이 얼마나 평온하고 사랑스러운지 몰라요.

저도 괜히 그 옆에 앉아 함께 숨을 고르게 될 때가 많답니다.




모래 목욕뿐만 아니라

찍찍이는 매일매일 그루밍도 열심히 해요.

두 손으로 얼굴을 사사삭 문지르며 세수하듯 닦고,

작은 혀로 귀 뒤, 발끝, 배 밑까지 꼼꼼하게 손질해요.


처음엔 귀엽기만 했는데요,

자꾸 보다 보니 그 조용한 움직임 하나하나가

너무나 성실하고 다정하게 느껴졌어요.

어쩌면 저보다 더 스스로를 잘 돌보는 존재일지도 몰라요.



찍찍이가 그루밍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제 마음도 차분히 정돈되는 기분이에요.

누가 저를 꼭 안아주는 것도 아니고,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는데도

그 조용한 루틴 속에서 위로를 받아요.


어지러운 하루를 보냈던 날,

아무 말도 위로가 되지 않던 밤,

찍찍이가 조용히 자기 얼굴을 쓰다듬는 그 모습 하나가

저에게는 햇살처럼 다가왔어요.



찍찍이는 아직 몰라요.

자신이 그토록 사랑스럽게 몸을 단장하는 그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버틸 수 있게 해주는 따뜻한 루틴이었다는 걸요.

그 조용한 정성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말이에요.



오늘도 저는 찍찍이 옆에 살며시 앉아서 지켜봅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조용히 인사를 건네요.


“찍찍아, 넌 정말 멋진 깔끔쟁이야.

네가 오늘도 너답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까

내 하루도 괜찮을 것 같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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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