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하는 날

기다림

by 시더로즈






오늘은 찍찍이를 집에 두고

조금 먼 길을 다녀와야 했습니다.


현관문을 닫고 나서는 순간부터

제 마음은 자꾸만 집 안으로 돌아가더군요.

햇살이 너무 강하지는 않을까,

물그릇은 잘 놓여 있을까,

혼자 있는 낮 시간이 혹시 외롭진 않을까…


지하철 유리창에 비친 제 얼굴 너머로

찍찍이의 조그마한 발이, 동그란 눈이

아른아른 떠올랐습니다.

마음 한켠에서 계속해서

‘조금만 더 빨리 집에 가야지’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 해가 기운 저녁 무렵,

저는 서둘러 현관문을 열었습니다.


조용한 거실.

익숙한 사각사각 소리.

베딩 사이로 아주 작은 숨결이 느껴졌습니다.


한참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데

부스럭—

하얀 베딩 속에서 꼬물꼬물, 작은 얼굴 하나가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동그란 눈망울,

살짝 벌어진 코끝,

아직 반쯤 잠결에 있는 듯한 모습.


“찍찍아…”

제가 부르기도 전에

찍찍이는 저를 조용히 바라보았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눈빛 속엔 분명히

‘잘 다녀오셨어요?’라는 인사가 담겨 있었어요.


가만히 손을 내밀자

찍찍이는 제 손끝에 코를 톡, 하고 대주었습니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어요’라고 말하는 것처럼요.


그날 밤,

찍찍이는 제 옆에 조그마한 둥지를 만들고

꼬물꼬물 몸을 말았습니다.

저는 말없이 그 곁에 앉아

그 기다림의 온기를 오래도록 느꼈습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은

참 따뜻한 감정이라는 걸,

이렇게, 매일 매일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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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