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no.1
소설의 한 토막
눈보라가 불어닥쳤다. 그것은 소용돌이치며 한차례 거리를 휩쓸더니 곧장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적잖은 당혹감 속에 나는 어쩔 줄 몰라 동요했다. 혼돈 속에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한없는 무력감뿐.
언젠가 한 사람의 좌절이 타인에게 전염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그때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충분히. 강하다고, 어떠한 눈보라도 비껴갈 수 있다고, 극복할 수 없는 어려움 따위는 없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어느 날, 눈보라가 정말 내게로 향했을 때, 정작 나는 그저 망연자실할 뿐이었다.
돌아서는 등 뒤로 일행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 아는 사람이야?”
“아니, 그냥 안전요원.”
소개
안전요원은 꿈이 없는 '나'의 이야기다.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복학을 망설이는 주인공이 경기장의 안전요원으로 일하는 사이, 운동선수인 '너'와 만나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