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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le Ale May 26. 2017

씨엠립, 캄보디아

부부가 함께한 동남아 배낭여행 2

한국에서 동남아 가는 국적기는 대부분 늦게 출발해서, 늦은 밤이나 새벽에 현지에 도착한다. 동남아 여행은 겨울에 떠나면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된다. 차갑게 깊은 12월 어느 날 저녁에 떠나, 자정이 되어서야 도착한 씨엠립 공항에 내리니 후끈한 온기가 몸을 감싸 안는다. 열대지방에 온 것을 온몸으로 실감한다. 그래서 동남아 여행은 한겨울에 출발하는 것을 선호한다. 비행기를 나서는 순간 느껴지는 남국의 냄새. 그 맛을 경험해본 사람은 생각만 해도 벌써 설렌다. 


동남아 국가 대부분은 비자협정이 맺어져 있어서 일정기간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는데, 캄보디아는 비자가 필요하다. 한국에서 비자를 미리 받아서 가도 되지만, 대부분 공항에서 도착비자를 받는다. 비자 발급비는 변동이 있으니 여행을 떠나기 전에 미리 체크하면 좋다. 우리가 앙코르와트를 방문했을 당시 비자발급비가 20불이었는데 요즘은 30불로 인상이 되었다. 도착비자는 한국에서 캄보디아 대사관을 방문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만일 시간이 허락한다면 한국에서 미리 비자를 받아두면 좋다. 현지 공항에서 도착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간단한 서류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의외로 귀찮고 번거로울 수 있다. 


요즘에는 많이 개선이 되었다고 하지만, 캄보디아 입국절차에는 오래된 관행이 있다. 입국비자를 받는 과정에서 비자발급비 이외에 현지 관리들이 추가 1불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그곳 관리가 챙기는 소위 급행료인 셈이다. 불합리한 관행이고,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사안이니,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혹시 추가 1불을 요구받더라도 절대 주면 안 된다는 의견이 많다. 그 견해에 동의하기에 아내에게 절대 추가 1불을 주지 말라고 당부를 했다.


하지만 언제나 현지에서 발생하는 일은 예측하기 어려운 법이다. 유창한 한국어로 “빨리빨리”를 외치며 1불을 요구하는 공항 관리에게 내가 “20달러”라 잘라 말하는 순간, 옆에서 이미 1불을 건네주며 한마디 한다.


“쓸데없는 고집부리지 마!” 


여기에 대한 의견은 다양할 수 있다. 불합리한 관행이니 절대 주면 안 된다고 하는 견해도 있고, 현지 사정에 따라 편하게 지불하는 것이 좋다는 견해도 있다. 1불을 주지 않고 버티면 결국 통과는 된다. 하지만 관리에게 이래저래 따지고 얼굴 붉힐 수 있고, 자칫하다간 도착부터 기분 상할 수도 있다. 어느 견해를 따르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 판단이다.


비자를 받은 후에 도착 카드 Arrival card에 꼼꼼히 비자번호를 적어서 입국신고를 했다. 도착 카드에 비자번호를 깜빡 잊고 쓰지 않으면 관리가 대신 써주고 1불을 요구한다는 정보를 미리 확인했기에 비자받을 때 뜯긴 1불 이외에 더 이상 추가 비용을 지출하지 않으려고 꼼꼼히 확인하고 제출했다.


씨엠립에서의 숙소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한인 게스트하우스에 미리 예약을 해 놓은 상태이다. 게스트하우스 측에서 공항으로 마중을 나오기로 했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게하에서 보낸 툭툭 기사가 내 이름을 들고 기다리고 있다. 12월은 건기라 씨엠립의 밤바람은 상쾌했다.  


드디어 도착했다. 씨엠립. 앙코르와트의 도시, 신들의 도시.

동남아의 흔한 교통수단 툭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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