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것은 흔적이고, 흔적이 곧 삶이다
살아남는 법은
수없이 배웠다
눈치 보는 법
물러서는 법
버티는 법
그러나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무엇을 남기고 가야 하는지는
살아남는다는 건
결국 떠날 준비를 하는 일
그 날이 오면 —
주머니에 무엇이 남아 있을까
돈일까
명예일까
아니면 누군가의 마음에 남은
따뜻한 말 한마디일까
무엇을 남기느냐가
그 사람이 살아온
진짜 얼굴을 말해준다
흔적은 소리 없이 오래 남는다
그림자보다 길고
돌보다 단단하게
살아남으려 애쓰던 시간보다
남기려는 마음이
더 먼 데까지 닿는다
그러니 오늘도 묻는다 —
나는 무엇을 남기고 가려 하는가
시간은 흐르고 사라지지만
흔적은 시간을 거슬러 남는다
그것이 삶이라는
가장 조용한 승리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살아남는 법을 배웠습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버티는 법,
눈치를 보고 물러서는 법,
적당히 자신을 감추는 법까지.
그러나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무엇을 남기고 가야 하는지.
살아남은 자는 언젠가 모두 떠납니다.
그 순간 남는 것은
돈도, 명예도 아닌 —
자신이 쌓아온 흔적들입니다.
물질적인 것만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마음속에 남은
따뜻한 말 한마디,
함께 웃던 기억,
조용히 건넸던 위로의 손길 —
그것들이야말로
우리가 남기는 진짜 유산입니다.
살아남느라 바빠서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삶보다,
조금 느리더라도
누군가의 마음에 머무는 무언가를 남기고 가는 삶이
더 깊고 아름답지 않을까요?
시간은 흐릅니다.
모든 것은 사라지지만,
흔적은 시간을 거슬러 남습니다."
그러니 오늘,
무엇을 남길 수 있을지
한 번쯤 생각해보세요.
말 한마디라도 좋습니다.
그 작은 흔적이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오래 빛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