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언제나, 행위다
말이 먼저 나가고
뜻이 나중에 따라오면
화살은 이미 날아가고 없다
입은 닫힌 문 같지만
한 번 열리면
방 안 가득 연기를 들이는 창이 된다
혀는 작지만
몸 전체를 움직이는 칼이다
말은 칼보다 빠르고
총보다 깊으며
때로는 미소 속에
날을 감춘다
허공에 흘린 한마디가
누군가의 마음에
가시처럼 박히고
가볍게 던진 농담 하나가
한 사람의 생을
비뚤게 휘게 만든다
그래서 말은
무거울수록 안전하고
가벼울수록
날카롭게 경계해야 한다
말은
소리이기 전에
무거운 책임이다
"'입은 화를 부르는 문, 혀는 몸을 써는 칼이다.'
이 고대의 문장은
오늘날에도 전혀 낡지 않았습니다.
자주 말을 가볍게 다룹니다.
습관처럼, 농담처럼,
또는 ‘의도가 없었다’는 말로
면책받으려 합니다.
하지만 말은 언제나 ‘행위’입니다.
그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고,
공간의 분위기를 흔들며,
때로는 한 사람의 생 전체를 비틀어 놓습니다.
말은 작지만,
그 여운은 큽니다.
칼은 상처를 내지만,
말은 방향을 바꿉니다.
“그럴 뜻은 아니었어.”
말은 종종 그렇게 해명되지만,
행위는 의도가 아니라
결과로 판단되는 것이니까요.
이 글은 말이 가진 힘을
두려움과 책임감이라는
두 축으로 돌아보게 만듭니다.
우리는 말할 수 있는 존재이기에
더 조심해야 하고,
말로 사랑을 줄 수 있기에
더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무기일 수도 있지만,
말은 또한 건축물이 됩니다.
오늘 당신이 쌓는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겐 집이 되고,
누군가에겐 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
한마디를 건넬 때
이 시가 잠시 손목을 잡아주었으면 합니다.
말은 소리이기 전에,
당신의 품격이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