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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들때 Oct 21. 2023

나의 꿈 속 어딘가

거기서도 만나고 싶어

이게 인간들이 말하는 좋은 꿈이라는 건가 보다.


분명 조금 전까진 여름철 내 최애 장소인 베란다 바닥에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난 헤엄을 치고 있다!


사실 난 수영을 못한다.

물이라면 질색이다.

형이 날 던진 그 날! (저 죽일 놈의 인간) 이후론

아예 쳐다도 보지 않는다.


게다가 물에 빠진 꼴이라니, 생각도 하기 싫다.

내 털은 꼬불거려야 멋있다고!

그러니 이게 더더욱 현실일리 없다.


그런게 말야. 헤엄이란 게 이런 느낌이었나?

부드러운 물결에 네 발이 알아서 움직인다.

내 털들이 살랑거린다.


그러고 보니 옆에 누나도 있다. 형도 있다.

다들 표정이 좋다.

편안하게 둥둥 떠있다.

기분이 참 좋다.

그러니 깨고 싶지가 않다.


잠깐만, 방금 코 끝으로 솔솔 맛있는 냄새가 스쳤다.

분명히 누나가 또 간식을 먹고 있나 보다.

내가 깰까 봐 조심스럽게 부스럭거리는 눈치다.

저런 바보. 그런다고 내가 모를 줄 알고?


냄새가 달다.

이건 분명히 크림치즈 잔뜩 든 빵이다.


냉큼 가서 나도 한 입 달라 하고 싶지만

잠깐만...

아직은 일어나고 싶지 않아.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지금 이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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