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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드라 Dec 21. 2020

아빠! 배고파, 일상의 소중함

일상의 소중함

 일상의 소중함,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평범했던 일상을 빼앗기고 나서야 그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리워한다. 월급날이 되어서 가족들과 외식하고 친구들과 만나서 회포도 풀고 일 년에 한두 번 여행도 다니고 하던 우리의 일상이 멈춘 지 1년이 다되어 간다. 언제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 없는 기다림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니체 님의 말씀대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에 평소에 일상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다. 만약 우리가 망각을 하지 않고 모든 일을 기억하고 지낸다면 장점도 있겠지만 그것만큼 끔찍한 일도 없을 것이다.


 평소에는 자각하기 힘든 일상의 소중함을 이번 기회에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그 일상이 그리운 사람이 여기에도 한 명 있다.


 애들이 학교에서 가고 학원이라도 가서 그나마 내 시간이 있었던 육아휴직 아빠는 요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향상으로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통에 하루 종일 집에서 애들과 함께 생활 중이다. 코로나 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 중이었지만 강화되기 전 일상이 그리운 지경이 되어 버렸다.


 다르게 생각하면 이만큼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가지기 좋은 시기도 없기는 하다. 하지만 아무리 내 자식이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지만 모든 관계에서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대들은 함께 태어났다.

그러니 그대들은 영원토록 함께 있을 것이다.

죽음의 흰 날개가 그대들의 생애를 흩어 버리는 날에도 그대들은 함께 있을 것이다.

아니, 그대들은 신의 말없는 기억 속에서까지도 함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대들의 함께함에는 떨어진 사이가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하늘의 바람들이 그대 사이에서 춤을 추게 할 것이다.

서로서로 사랑은 하되 사랑으로 얽매이지는 말게 할 것이다.

그대 영혼과 영혼의 두 기슭 사이에 사랑으로 하여금 뛰어노는 바다가 있게 할 것이다.

서로서로의 잔에 술을 채우되 잔 하나에서 함께 마시지는 말 것이다.

서로서로 저의 빵을 주되 같은 조각으로 먹지는 말 것이다.

함께 노래하고 춤추어 즐기되 그대들 하나하나 따로 있게 할 것이다

마치 거문고의 줄들이 비록 한 가락에 떨릴 지라도 줄은 서로 간섭을 받지 않듯이...

그대들 진심을 바칠 것이다.

그러나 서로서로 아주 내맡기지는 말 것이다.

오직 위대한 <생명>의 손만이 그대들 마음을 간직할 수 있는 것

함께 서되 너무 가까이는 말 것이다.

사원의 기둥은 서로 떨어져 서는 것이다.

또 참나무도 실편백 나무도 서로서로의 그늘 밑에서는 자라지 않는 법이다.      


* 출처 : 칼릴 지브란, 예언자




 칼릴 지브란은 예언자라는 책에서 결혼에 대해서 위와 같은 말을 했지만 꼭 결혼이 아니라 모든 관계에 해당하는 말이 아닐까 한다.


 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거문고 줄들처럼 거리를 유지한 채 같은 곡을 연주할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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