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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리 Oct 22. 2023

나는 원래 글을 잘 썼다

내 글이 쓰레기라고? 그건 네 생각이고!

  “2화, 3화를 부담돼서 못 쓰겠어요.”     


  “왜요?”     


  “사실 1화 쓰고 칭찬받았거든요. 근데 또 제가 그 전에 시놉은 엄청 칼질당했단 말이에요. 그래서 부담스러워요. 어떻게 될지 몰라서요.”     


 내 말을 들은 작가님은 무슨 소리냐는 듯 말씀하셨다.     


  “작가님은 시놉시스부터 잘 썼어요. 그냥 쭉쭉 쓰세요. 10화까지 쓰고 개인 톡으로 보내세요.”     


 나야말로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웹소설 심화반 작가님은 총 3명이고 저분은 평가가 후한 편이다. 그래도 아주 쓰레기 같으면 웹소설 출판사도 운영하시는 분이 저런 말까지는 안 하실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조금 어이없기도 했다. 한 달도 넘게 내 시놉시스가 쓰레기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웹소설의 'o'자도 몰라서 반박도 못하고 하고 싶은 마음도 없이 칼질을 하면 하는 대로 다 당하고 있었다.     


 웹소설은 아니다만 시놉시스 칼질 당할 무렵 나는 내가 쓴 에세이에 있어 최악의 평을 받았다. 조금도 많이도 아니고 내 이야기는 전부 부정적이고, 사례는 다 똑같으며 재미가 없어서 독자들이 볼지 모르겠다는 평이었다. 조금 당황스러웠다. 처음 본 사람이 그랬으면 그냥 무시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원고를 제법 오래 상당히 자세히 지켜본 사람이 했던 말이었다.      


 화가 많이 났지만 편향된 평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자리에서 나는 “그건 본인 생각이죠.”하고 일축했으나 자신의 말이 맞다고 물고 늘어지는 통에 1시간이 넘게 내 글에 대한 모욕을 상대하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끝나고 나니 그냥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갔어야 했나 하는 후회도 들었다. 그러고 나서는 내 글에 대한 평가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역시, 편향된 평가가 확실했다.     


 그 평을 받고 일주일도 되지 않아서 시놉시스 칼질을 제대로 당했다. 이말 저말 하기 싫어졌고 줌미팅 마이크를 딱 꺼버렸다. 어느 순간부터는 듣지도 않았다. 다 끝나고 채팅창에 ‘감사합니다’만 남겼을 따름이었다. 글자는 감사합니다였지만 실제로 그 텍스트에 담긴 마음은 ‘어, 그래. 나 웹소설 안 쓸게.’였다. 추가적인 질문이 있냐는 물음에 ‘없습니다’라고 채팅창에 글을 남겨 답을 한 것이 첫 번째 웹소설 피드백의 마지막이었다.      


 감정적으로 정말 좋지 않은 한 주였다. 올해 딱 일주일만 삭제할 수 있다면 해당 주를 삭제하고 싶을 정도였다. 이러한 시험에 연이어 들게 하다니 신이 나를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인스타 독서피드에서 거의 일기장 내지 낙서장 같이 아무 말 대잔치를 하곤 하는데 해당 주에 쓴 글들이 아주 가관이다.       


 하지만 그것은 신의 뜻을 잘못 해석한 결과였다. 신의 의도는 내 맷집 테스트 따위가 아니었다. 어디서 어떤 평가를 들어도 너무 과한 거 같다면 ‘그건 네 생각이고’를 장르 불문하고 던져버리라는 뜻이었다. 에세이는 그래도 2년째 쓰고 있지만 웹소설은 두 달 차라 그것이 잘 안 되었다. 하지만 이제 할 수 있을 거 같다. 내 글이 쓰레기라고? 그건 네 생각이고!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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