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빌어 보세요

꼭 이루어질 거예요

by 나를 아는 사람

김장 김치에 넣을 생굴을 사기 위해 토요일 아침부터 집을 나섰다. 소개로 찾아간 가게는 손님들로 붐볐다. 한 철 장사만 한다는 이 가게에는 통통하게 살찐 큰 굴과, 자연산 생굴이 가득했다. 큰 굴과 자연산 굴 한 봉지씩 사서 다시 마트로 향했다. 마트에서 사야 할 물건이 있었다.


평소 자주 가던 마트는 아니었지만 해산물의 종류가 많아서 필요할 때 가끔 가는 곳이다. 생각했던 대로 싱싱한 해산물이 냉장고에 가득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잘 왔다는 생각이 절로 났다. 눈길이 가는 것은 가리비, 피조개, 생굴, 새우, 꼬막, 미역, 뿔소라까지 역시 만족이다. 다 사고 싶었지만 그중에서 가리비와 피조개, 꼬막을 한 팩씩 샀다. 괜히 기분 좋다. 해산물을 좋아하는 게 티 나는 것은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집에 가서 풀어보면 그대로 보인다.

해산물만 사면 섭섭해하는 가족들이 있기 때문에 삼겹살과 간식거리를 사고 나니 장보는 카트가 한가득 찼다. 장을 다 봤다 싶어 계산대로 향하는데 큰 트리에 노란 종이들이 솔방울이 달리듯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멀리서 쳐다보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가까이 가서 자세히 봤다. 마트에서 손님들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한 것 같았다. 2022년 새해 희망을 듬뿍 담긴 마음을 트리에 걸어두는 행사였다. 덤으로 사은품도 있다고 되어 있었다. 손님들의 묵직한 희망사항이 너무 많아서 나뭇가지가 부러질 것 같다는 상상을 하며 혼자 웃었다. 글을 적은 연령대도 다양했다. 모두의 소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축 늘어진 가지에 나도 한 장 걸고 싶었다. 괜히 종이에 글을 적어서 걸어두면 행운이 들어올 것 같은 마음이 생겼다. 속마음은 딸이 원하는 곳에 취업을 잘했으면 좋겠다고 적고 싶었다. 그 말은 속으로 꿀꺽 삼키고 짧게 딸! 2022년 행운을 빈다고 적었다. 글을 적고 돌아서는데 나의 믹스커피 끊기도 적을걸 그랬나 싶은 아쉬움이 남긴 했다. 몇 장의 사진을 찍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기대가 막 생겼다.


이벤트는 평범함에 변화를 주어 사람들을 설레게 만들고 기대를 걸게 만든다. 이벤트 행사장에 놀러 가서 수다 떨며 구경하다가 느닷없이 행운으로 받은 청소기가 있다. 청소기가 고장 나서 사려고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선물에 좋아서 환호를 질렀다. 살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행운이 들어올 때가 있다. 그런 때가 있다. 기대해도 될 만큼. 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청소기는 현재 2년째 잘 사용하고 있다. 고장 나지 않고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다. 행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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