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가치를 누가 평가할 수 있을까?
눈 내리는 날. 눈 내리는 모습과 눈이 소복이 쌓여있는 모습에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눈 내리는 것이 마냥 즐겁지 않은 이들도 있다. 경비원 아저씨들이나 환경미화원처럼 직업적으로 환경정화를 위해 눈을 치워야 하는 사람들.
계절의 변화에 따라 봄에는 꽃잎이 날리고, 가을에는 낙엽이 지고 겨울이면 흰 눈이 내린다. 바뀌는 계절의 풍경에 우린 감동하고 환희에 젖는다. 이때, 이분들은 봄에는 바닥에 떨어진 꽃잎을 치우고, 가을에는 낙엽을, 겨울에는 눈을 치워야 한다. 같은 것을 대하면서도 입장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삶과 함께해야 하는 노동, 열심히 일하며 살다 보면 그 삶도 풍요로워진다. 우리는 일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 그 환경이나 직업은 너무나 다르다. 일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것은 어떤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좋은 직업을 가진 사람이나, 좋지 않은 직업을 가진 사람이나 가치는 같다. 사람을 대할 때 직업으로 사람을 나누고 평가하지 않아야 한다.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우리가 생활하는 데에는 사소한 일 하나에도 그 자리에 꼭 필요한 사람이 있다. 생활 곳곳에. 모두가 일하기 좋은 직장만 찾고 쉬운 일만 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는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미리 정해져 있었을까. 살다 보면 원하지 않아도 해야 하는 일이 있고, 간절히 원해도 하지 못하는 경우의 일도 있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는 그분들에게 우린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특히 주변에서 자주 접하는 경비원, 환경미화원, 피부 청결사(때밀이) 등. 보기에는 하찮고 가치 없는 일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분들에겐 소중한 일인 동시에 삶이고, 우리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는 일이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과 봉사받는다는 마음으로 대했으면 좋겠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좋은 직업을 가진 사무직원,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기름때 묻히고, 쇳가루 날리는 곳에서 힘든 일 하는 공장 작업자, 식사하기 위해 식당에 들어가기 전에 옷이나 신발에 묻은 흙부터 털어야 하는 현장에서 일하는 작업자. 이들이 같은 대우를 받을 때가 있다.
한 예로 그것은 바로 밥을 먹을 때다. 밥을 먹기 위해서 대중식당에서 사용하는 숟가락, 젓가락은 잣대가 없다. 직업, 이름 앞에 붙는 직함을 다 제쳐두고 밥 먹는 숟가락 젓가락은 모두가 똑같은 것을 사용한다. 음식점에 가면 특별한 사람이라고 해서 별도의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주지 않는다.
본인이 먹은 음식값을 치르는 것처럼 사용하는 숟가락 젓가락도 같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달라 보이지만 찬찬히 바라보면 각자 현재의 위치에서 꼭 필요한 인재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두가 가치 있는 사람들이다. 서로를 존중하고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