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식회사 시리즈 <<팔란티어 3.0: 데이터 혁명>>② 1부
9.11 테러와 팔란티어의 탄생
2011년 9월 11일, 미국 뉴욕과 워싱턴에서 벌어진 사상 최악의 테러 공격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하지만 진짜 혼비백산에 빠진 곳은 미국의 국가 안보 기관들이다. 특히 미국 중앙 정보국(CIA)은 어떤 곳인가? 세계 최고의 정보기관으로서 최고의 인력, 네트워크, 인프라와 기술을 갖춘 곳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테러 사건을 알아채지 못했다고?
사실 미국 중앙 정보국(CIA)은 테러 발생 이전에도 알카에다의 공격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을만한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CIA는 2000년 1월 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알카에다 조직원들이 모임을 가졌다는 첩보를 입수했고, 주동자 오사마 빈라덴에 대한 정보를 이미 수집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첩보를 입수했다.[1] 그러나 막상 9.11 테러를 막지 못했다. 정보(information)는 있었지만 이를 제대로 분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이 사건은 정보 과부하(Information Overload) 속에서 핵심을 찾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려줬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피터 틸(Peter Thiel)을 중심으로 그의 대학교 동창 알렉스 카프(現 CEO)와 스티브 코헨(現 의장 president)이 모여 2003년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 Inc)를 설립했다.
쉽지 않았던 첫 시작
팔란티어는 처음부터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정부와 기업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 인공지능(AI) 기술이나 빅데이터와 같은 개념은 당시 생소했지만, 피터 틸은 AI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결합한 시스템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 확신했다.
팔란티어는 첫 타깃을 미국 정부로 설정했다. 국가 안보를 위한 최첨단 데이터 분석 도구를 제공한다는 명분은 투자 유치에도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다수의 외부 민간 투자자들은 정부 사업에 의존하는 스타트업을 꺼려했다.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의 마이클 모리츠(Michael Moritz)는 투자 미팅 내내 낙서를 하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해지며, 또 다른 투자회사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의 임원진은 이 사업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며 1시간 30분 동안 연설을 늘어놓았다고 한다.[2]
인큐텔(In-Q-Tel)이 살린 불씨
투자 유치에 실패를 거듭하던 팔란티어에 손길을 먼저 내민 곳은 CIA 산하 벤처 캐피털인 인큐텔(In-Q-Tel)이었다. 인큐텔은 CIA 및 정보기관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조직으로, 팔런티어의 기술이 국가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 당시 투자를 검토했던 하르시 파텔(Harsh Patel)은 '단순한 기술 스타트업이 아니라, 인간과 데이터를 연결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려는 팀'이라고 평가했다.[2]
그 결과 인큐텔은 팔란티어에 두 차례에 걸쳐 총 200만 달러(2025년 3월 현재 환율 약 28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단순한 투자가 아니라, CIA 내부에서 팔란티어의 기술을 테스트하는 기회 제공도 포함되었다. 초기에는 CIA가 팔란티어의 유일한 고객이었고, 2005년부터 2008년까지 CIA 및 미국 국방부가 직접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를 검증했다. 이후 팔란티어 소프트웨어의 능력이 입증되면서 FBI, NSA, 국방부 등 미국 내 다른 정부 기관도 팔란티어의 고객이 되었고, 본격적인 성장의 길을 걷게 된다. 현재는 정보기관이나 군대에서 뿐만 아니라 BP와 같은 에너지 기업, 통신사인 AT&T, 항공사인 에어버스(Airbus) 등 다양한 부문의 기업들을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다.
팔런티어의 비전
이러한 배경 아래 설립된 팔란티어는 실리콘밸리의 다른 IT기업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다.
크게 두 가지를 스스로 근본 원칙(Fundamental Principle)이라고 부른다.
첫 번째는 프라이버시다. 데이터를 활용하면서도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겠다고 설립때부터 공표[3]했는데, 따라서 사용자 데이터를 팔지 않는다.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IT기업은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여 광고를 타게팅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반면, 팔런티어는 데이터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를 분석하는 능력을 제공한다.
둘째, 자유의 가치를 수호한다.[3] 따라서 공식적으로 중국과 러시아와의 협력을 배제하고 있다. CEO인 알렉스 카프(Alex Karp)는 "팔란티어의 기술은 민주주의 국가를 위해 존재하며, 중국과 같은 독재 정권에 우리 기술이 사용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실리콘밸리가 진영과 상관 없이 글로벌로 확장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과 차별화된 행보다.
더 나아가, 팔란티어는 인간의 지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지능을 증강(Augmenting Human Intelligence)하는 방향으로 인공지능을 발전시키고자 한다. 자신들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정부, 기업, 비영리 기관 등 다양한 분야의 기관들의 구성원들이 스스로의 임무를 달성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4]
[1] The 9/11 Commission Report: Executive Summary, National Commission on Terrorist Attacks Upon the United States, accessed March 2, 2025, https://govinfo.library.unt.edu/911/report/911Report_Exec.htm.
[2] Andy Greenberg, "How A 'Deviant' Philosopher Built Palantir, A CIA-Funded Data-Mining Juggernaut," Forbes, August 14, 2013, https://www.forbes.com/sites/andygreenberg/2013/08/14/agent-of-intelligence-how-a-deviant-philosopher-built-palantir-a-cia-funded-data-mining-juggernaut/.
[3] Palantir Technologies. "Palantir Technologies - NUS Computing Career Fair." NUS School of Computing Career Fair, accessed March 2, 2025. https://careerfair.comp.nus.edu.sg/Company/Palantir.html.
[4] Palantir Technologies. “Metadata Management for Data Protection.” Palantir Blog. September 14, 2023. Accessed March 2, 2025. https://blog.palantir.com/metadata-management-for-data-protection-202852a8b33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