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온 길은
탄탄하고
가지런했다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고른 숨을 쉬었다
몇은 앞서 나가고
몇은 옆에 나란히
몇은 뒤를 따르며
괜찮다 말했고
그렇게 믿었다
그러다
점점 모든 것이
희미해지고
꺼지는 땅 위
두 발은 아래로 잠기며
길은 어둑함에 묻히고
발끝이 길을 잃으면
머리는 계속 가려하고
마음이 두려워
주저앉으려 하면
그런 나를 부여잡고
따뜻이 안아주리라
약한 나를 마주하고
고개 끄덕여주리라
저 너머 빛이 있고
다시 길은 이어질 테니
너는 마음을 다잡고
나 자신을 돌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