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과 희망의 상징
또 꽝이다. 하긴 숫자 45개 중 6개를 맞춘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안 될 것을 알았기에 실망은 잠깐이다.
예상했겠지만, 로또 얘기다.
최근에는 비정기적으로 복권을 산다. 1,000~3,000원 정도.
"로또 1,000원 사는 사람은 처음 봤어. 그거 종이값도 안 나오겠다~. 사장님한테도 실례지 않니~?"
지인들은 내 소심한 도박(?)을 비웃지만 딱 그 정도가 내게 맞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당첨되면 좋겠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그럼에도 자꾸 한 두 번씩 사게 되는 건 왜일까.
불안정한 경기, 불확실한 미래, 기댈 곳 없는 내일. 높아지는 물가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수입에 주머니가 텅텅 비기 일쑤다. 무엇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나. 틈틈이 주말 알바까지 해봤지만, 모래알처럼 스르르 빠져나가는 돈 앞에서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다.
문득 기댈 곳은 로또뿐인가 의문이 들었다. 일확천금의 운이 흔치 않을 테지만 로또를 한 두 개씩 사는 건, 그럼에도 혹시라도 본전보다는 큰돈을 쥐게 되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 때문일 것이다.
'돈 아깝게 이런 걸 왜!!!'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요즘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당첨되지 않으면 돈이 아깝다. 다만 언제부턴가 '설렘', '희망'에 초점을 맞추기로 하니 '군것질 한 번 안 한다 치지, 뭐'라며 너그러워졌다.
복권을 사면서 느끼는 설렘,
추첨을 기다릴 때의 설렘.
그리고 혹시 5,000원에라도 당첨되지 않을까, 하며 내일에 거는 희망.
비록 불확실하고 불가능한 일이라 해도 무채색의 하루에 색 한 방울 더해진다면 나름 가치 있는 소비가 아닐까? 물론 그 돈을 그냥 모으는 게 나을 수도 있겠지만.
지난달, 로또 3,000원어치를 샀는데 5,000원에 당첨됐다. 겨우 2,000원의 수입이지만 굉장한 당첨금을 받게 된 것처럼 기분이 날아올랐다. 그거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