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정보를 다르게 해석하는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
[사례 1]
건강을 위해 저지방 우유를 챙겨드시는 분이 있으신가요?
서양에서는 우유에서 버터를 제조하고 남은 액체를 버터밀크라고 하는데 우유가 비싸서 마시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음료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때문에 서양에서는 저지방 우유는 여전히 일반 우유에 비해 영양소가 부족한 우유라는 인식이 강하고, 마트에서도 일반 우유보다 저렴한 편입니다. 우유 회사도 제거한 지방으로 버터 등 부가 상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비싼 가격을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저지방 우유는 버터 제조의 부산물이 아닌 웰빙 트렌드와 함께 출시되었습니다.
'저지방 우유 = 일반 우유보다 건강한 우유'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일반 우유와 같은 가격 혹은 더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고 소비자도 그 가격을 잘 수용합니다.
고객이 저지방 우유를 대하는 시선이 다르니, 가격 전략도 바뀌게 되네요.
하나의 예를 더 들어봅시다.
[사례 2]
참가자들에게 A, B 중에 어떤 쪽에 '직관적으로 마음이 끌리는지'를 묻는 실험을 했습니다.
A.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10,000원을 받고 뒷면이 나오면 한 푼도 받지 않는다.
B. 무조건 4,500원을 받는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저는 B를 선택했습니다.
대부분의 실험 참가자들도 B를 선택했습니다. 당신도 B를 선택하셨나요?
앞선 사례에서 우리의 잠재의식인 시스템 1은 '저지방 우유가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라고, '50% 확률로서의 10,000원보다 4,500원이 더 낫다'라고 '직관적으로 판단'했습니다.
시스템 1
- 저절로 빠르게 작동하며 노력이 거의 또는 전혀 필요치 않고 자발적 통제를 모른다.
시스템 2
- 복잡한 계산을 비롯해 노력이 필요한 정신 활동에 주목한다. 흔희 주관적 행위, 선택, 집중과 관련해 활동한다.
*생각을 지배하는 시스템 1과 시스템 2에 대해서는 연재 2화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링크>
같은 정보라도 제시되는 방식에 따라 그 정보를 다르게 해석하고, 이에 따라 다른 결정을 내리는 심리적 현상을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라고 합니다.
프레이밍 효과는 고객의 의사결정을 움직이는 잠재의식에 영향을 미치며 고객, 마케팅 전략에 수립에 기본이 됩니다.
'5명 중에 4명이 우리 제품을 재구매합니다.'와 '5명 중에 1명이 우리 제품을 재구매하지 않습니다.'는 본질적으로 같은 정보지만 제공되는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르게 인지 됩니다.
표현 방식에 따라 다르게 프레이밍 되는 것이죠.
프레이밍 효과는 표현 방식에 따라 직관적이고 감각적으로 작동하지만, 두 사례에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사례 1]은 긍적적 프레이밍(Positive Framing)이 [사례 2]는 손실 회피 프레이밍(Loss Aversion)이 작동했습니다.
[사례 1]에서 '저지방 = 웰빙, 건강'이라는 인지 단계가 필요합니다. '매일 마시는 우유를 저지방으로 바꾸면 몸이 어떻게 바뀔까'라는 카피도 '저지방 = 웰빙, 건강'을 학습시키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사례 2]에서 손실 회피는 학습이 없어도 즉각적으로 작동합니다.
'성공율 90%의 수술'과 '실패율 10%의 수술'.
같은 수치지만 앞선 병원을 선호하는게 자연스러운 손실 회피프레이밍 입니다.
만약에 우리가 노력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작동하는 프레이밍 효과를 활용하여 우리 브랜드와 제품의 선택을 유도한다면 어떨까요?
이미 많은 기업들이 프레이밍 효과를 기업의 마케팅에 활용합니다.
그 사례들을 좀 더 보도록 하죠.
이케아 사우디아라바이의 광고입니다.
왼쪽은 커피 3잔의 가격으로 TV Bench를 구매할 수 있다는 광고입니다. 오른쪽은 맥주 15캔 가격으로 핑크색 조명을 구매할 수 있다는 내용이네요.
인상적인 가격 비교 프레이밍 전략입니다.
이 캠페인의 크레이티브도 정말 매력적이지만, 프레이밍 관점에서 보면 이케아는 가구가 저렴하다는 것을 직접적인 가격을 보여주지 않고 전달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일 일상적으로 지출하는 저렴한 물건과 구매 빈도가 잦지 않은 자사 제품을 연계해서 가격을 비교하게 했습니다.
고객은 가구 시장에서 TV Bench가 대체로 얼마에 판매되는지 알지 못하지만 커피 3잔이라면 크게 비싸지 않다고 느낄 것입니다.
매일 사 마시는 커피니까요.
- 커피 3잔의 가격으로 TV Bench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 이케아의 TV Bench는 21,000원입니다.
뜻하는 바는 비슷하지만 고객의 잠재의식은 다르게 느낍니다.
프레이밍 효과의 다른 사례로 선거 여론 조사 질문을 들 수 있습니다.
정당에서 후보 단일화를 위해 여론 조사를 할 때 같은 진영에 있는 후보들끼리라도 여론조사 질문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A. 각 후보 중에 누가 대통령 후보로 가장 적합합니까?
B. 각 후보 중에 누가 대통령이 될 것 같습니까?
얼핏 보면 A와 B는 유사한 질문처럼 보이지만 전혀 다른 답변을 유도합니다. A는 전화를 받은 유권자의 의사를 질문하지만, B는 유권자의 결과 예측을 묻습니다.
각 후보의 지지층이나 후보가 가지는 특성에 따라서 유불리가 나뉠 수 있습니다.
프레이밍효과는 기대 효용 이론 (Expected Utility Theory)의 한계를 보여줍니다. 이 연재의 주제와도 같은 고객은 절대 합리적인 선택만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이죠.
기대 효용 이론 : 사람들은 선택을 할 때, 그들이 가능한 결과들의 가치를 주관적으로 평가하고, 각각의 가능성에 대한 효용을 고려하여 최적의 결정을 내린다는 이론
앞으로의 연재에서는 몇 화에 거처 다양한 프레이밍의 구체적 갈래와 사례들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프레이밍 효과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달하려는 정보보다 전달하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제품의 숫자, 가격 비교, 전문가 인용 등 어떤 방법으로 표현해야 자사 제품에 긍정적 편향을 자극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소비자는 좋은 것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 보이는 것을 구매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글 한 줄 요약 : 잠재의식인 시스템 1은 빠른 판단을 위해 편향적 사고를 만들어내는데 기업이 유도하는 긍정적 편향적 사고가 바로 ‘브랜드’이다.
이번 글 한 줄 요약 : 같은 정보라도 제시되는 방식에 따라 그 정보를 다르게 해석하고, 이에 따라 다른 결정을 내리는 심리적 현상을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