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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노 Feb 10. 2020

극락이면 어떻고 천국이면 어때 2

 나는 천주교 신자다. 어머니 태 안에서 신앙을 물려받았고 유아 세례를 받았다. 나는 예수님을 따르고 믿는다. 하지만 모두가 예수님을 믿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주말에 아이들과 성당 문제로 다툴 때가 있다. 아이들이 강제로 성당에 끌려가지만 않았으면 좋겠는데.


 ‘뜬구름 잡는 신앙보다 현재를 사는 신앙이 중요하지 않을까?’ 

나는 예수님 뜻대로 현재를 살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사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사는 일이라고 나는 믿는다. 평소 새치기하지 않고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일. 길거리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일. 분식집 라면 면발이 꼬들꼬들 대지 않아도 쉽게 분개하지 않는 일. 나는 현재를 사는 내가 얼마나 옹졸하지 않고 천주교 신자답게 지내는지에 관심이 있다. 운전만 하면 그렇게 남 탓을 하는데 성당 다니고 있다는 게 부끄러울 때가 있다. 이웃을 사랑하고 자비를 베푸는 신앙인이라면 남들보다 끼어들기 안 하고 양보 운전해야 하지 않겠나. 부조화 속에 사는 오늘을 반성한다.


 예수님이 묻는다. 

'상대방의 미숙한 운전에 화내지 않고 참을 수 있는가?'

나에게 자동차 운전석은 현대판 보리수가 되고 짊어지고 가야 할 십자가다. 끼어들기 하는 이웃을 사랑해야 천국에 갈 수 있고 사방에 울려 퍼지는 경적 속에서 욱하지 않아야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될 수 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

혹시 예수님께서 라고 하셨던 그 돌.

'자동차 경적을 두고 한 말씀은 아닐까?'


 나는 성직자가 아니니까. 노력만 할 뿐이다. 올바른 마음으로 살다 죽었는데 천국이나 극락이 있다면 어디든 가지 않겠나 싶다. 우리 어머니가 아신다면 당장 달려와 ‘등짝 스매싱’을 날리시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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