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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ato Won Sep 16. 2020

가차 없이 소멸을 준비하는 자연

Plato Won作
Plato Won 作


가을이  

시작되었습니다.


가을이 인사합니다.

반갑다고 인사한 지가 언젠데

이제 떠난다고 인사합니다.


가차 없이 소멸을 준비하는 것이

자연입니다.


가을 햇살은

옛날 내가 살았던 서래마을 어느  거리

은행나무잎을 물들이고

물들였다 싶으면 은행나뭇잎을

속절없이 하나 둘 떨어트려

가을의 쓸쓸함을 노래합니다


쓸쓸한 마음을

은행나무가 어찌 알고 대변해줄까요.


가을이 오면

단풍잎으로 즐겁기는커녕

우수수 떨어질 노란 은행나무 잎이

생각난다고 사람들은 걱정합니다.


이번 가을은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찔끔찔끔 흐릅니다

보고 또 봐도 또 보고 싶은 가을입니다.


무엇이든 가을과 관계된 것이면

내 가슴으로 떨어져 내려

 내 마음을 노랗게 물들입니다.


내 마음을  물들인 노란 잎을

은행 단풍잎이라 말하지만

그것은 내 마음속에 새겨진

바래지도 않고 갈수록 선명해질 가슴 잎입니다.


가을은

눈물 나도록 무엇인가가 그리워집니다.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시립니다.

사람들이 놀려대도 구박을 

 시리고 시립니다.


사람들은

 은행 낙엽이 떨어지듯

자연도 인생도 인연언제 가는 소멸 한다고

걱정들이 태산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生이고 삶입니다.


가을이 오면

내가 살던 서래마을 어느 거리에

노란 은행 단풍잎이 물듭니다.


급하게 왔다가는 가을 은행 단풍잎처럼

우리네 인생도 급하게 왔다 갑니다.


은행 단풍잎을 즐기지 못하면

우리네 인생도 즐기지 못합니다.


소멸은 걱정의 대상이 아니라

자연의 오묘한 이치가 담긴

경외심의 대상입니다.



가을이 오면

눈물이  납니다.


이번 가을은

더 눈물이 납니다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급하게 왔다가는 가을 노란 은행 단풍잎도

불현듯 왔다가는 인연

그 태초는

 단풍잎에 있지 않고

땅속을 굳건히 지키고 뻗어있는

나무뿌리에 내리고  있습니다.


가을이 오면

눈물이 납니다


이번 가을은

더 눈물이 납니다


가차 없이 소멸을 준비하는

자연의 경이로움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눈물 흘리는 것 말고

다른 무엇이 있겠습니까.


사람과 인연도 멀어지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가슴 아파 눈물 흘리는 것 말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인생에서

눈물을 닦는 법을 배워 둬서

 다행입니다.


인연 만나도 행복해서

 눈물을 흘릴 것이고


인연이 떠나가도

아련히 시려서 눈물을 흘릴 것이고

이래도 저래도

눈물을 흘릴 것입니다.


그저 인연이

 은행 단풍 잎사귀에 있지 않고

은행나무 뿌리 깊은 곳에 있기를

기도하고 노력할 뿐입니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입니다.

가을은

눈물의 계절입니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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