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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히고 묵히다 보면 때가 있을 것이다

by Plato Won
Plato Won 作
인생은 혼자 걷다가 한 번씩 뒤돌아 보다가 다시 혼자 걷는 숲속 산길이다.그 길은 맑은 공기도 있고 사유하고 질문하기 좋은 길이긴 하나 외롭고 힘든 오르막 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묵언(默言)은

말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말을 묵히는 것이다.


침묵(沈默)은

무관심한 게 아니라

바로잡기 위한 몸부림이다.


경청(傾聽)은

듣는 것이 아니라

공감하는 것이다.


치유(治愈)는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다스리는 것이다.


묵언, 침묵, 경청, 치유는 그렇고 그런 것이다.


때로는 내면에서 삐져나오는

묵언, 침묵, 경청, 치유의 소리를

묵묵히 지켜보고 기다리는 것이

최고의 배려일 때가 있다.


묵히고 묵히다 보면 때가 있을 것이다.

묵히고 묵히면 인간은 한결 성숙해진다.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지만

정의는 결코 결석하는 법이 없다는 사실만

담보할 수 있다면

묵히고 묵히더라도 기다려야 한다.


지금은 묵언으로 기다림의 시간이다.

실없이 허허 웃으면서.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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