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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것이 없음이 새로움의 원인이다.

가을 단풍은 즐겨야 할 대상이지 서러워 할 대상이 아니다

by Plato Won
Plato Won 作,익어가는 가을 단풍잎이 말을 전한다. 꽃이 봄의 절정이면 단풍잎은 가을의 절정이라고

"우주 삼라만상, 모든 것은 변하므로

각각 '나'라고 고집부릴 만한 것이 없다.

하여, 영원히 고정된 실체가 없음을 깨달을 때

영원한 행복, 대자유에 들어선다."


불교에서 우리의 존재는 결코 한 시기의 존재가

아니고 업의 힘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생사를 되풀이

하는 존재다. 따라서 집착할만한 게 없다.


"세상만물은 매 순간 죽고 새롭게 태어난다."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에서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르다고 말한다.


"우리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스토스는

매 순간 변하고 변하는 세상을 흘러가는 강물에

비유했다.


장자는 제물론 편에서

"오상아(吾喪我), 나 오, 잃을 상, 나 아,

나는 나를 장사치르고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난다."

라고 말하며 참된 나는 나를 잃어버려야 찾을 수

있다고 하였다.


모든 절정에는 쇠락이 따르기 마련이며

쇠락이 없다면 절정도 있을 수 없다.


한철 피었다 지는 꽃이 일 년 내내 피어있으면

꽃이 아니고, 늙음이 있으니 젊음이 젊음일 수

있듯, 영원한 것이 없음이 새로움의 원인이다.


개성이 강한 시대.

자신을 드러내고자 氣를 쓰고 살아가는 시대에

대자유를 얻는 방법은 무엇인가?


하이데거는, 장자는, 불교사상이 우리에게

한결같이 바람으로 구름으로 전하는 말은

옹고집을 버리면 대자유를 얻는다는 것이다.


진정한 나는 '오상아'로 매일 성찰하며

새롭게 태어난 '나'다.


성찰하지 않는 삶은 새롭게 태어나지 못한

'오상아'이고, 다시 피어나지 못하는 '낙화(落花'다.


우리가 늘 새롭게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내 손에 쥐고 있는 한 줌의 모래알들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영원한 것이 없음이 새로움의 원인이다.


꽃망울이 봄의 절정이면,

붉게 물든 단풍잎은 가을의 절정이다.

떨어질거라고 서러워 할 이유가 있겠는가.

농익은 색감을 즐겨야지.


가을 단풍잎은 농익은 철학자다.


Plato Won


이 사진이 쓸쓸해 보이는 사람도 있지만 격있게 보이는 사람도 있다
열매가 크다고 다 좋은 건 아니고 작은 열매도 아름답다
화려한 색깔만 단풍잎이 아니라 누릇누릇한 잎들도 단풍잎이다
모든 가지에 잎이 맺히는 것은 아니다.늬엇늬엇 빈자리가 있어야 입이 맺힌 가지가 더 멋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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