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과 한반도는 이래저래 얽히고설킨 인연인가 보다.
2004년 노무현 정부 시절 탈북해서 태국, 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 호찌민 곳곳의 은신처에 숨어서 한국으로 가기를 기다린 486명의 탈북자들이 국적기 두 대에 나누어 타고 일시에 들어오면서 베트남-북한 관계가 냉랭해지기도 했었다.
<탈북민들의 탈출 루트와 2004년 호찌민에서 대한항공 전세기 2대로 한국으로 보내지는 탈북민들 모습>
대한민국이 베트남 최대 경제 교류 국가이자 최대 투자국가 되면서 북한과 관계가 많이 멀어졌다지만 베트남은 여전히 쿠바와 더불어 몇 안 남은 북한의 최대 우호 국가이다. (여담으로 베트남에서는 북한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영화를 상영할 수 없다)
북한 식당 여종업원과 한국인이 몰래 사랑을 하게 되어 함께 캄보디아로 도망가게 되면서 북한 식당들이 일제히 문을 닫고 평양으로 돌아가게 된 계기를 만들어준 곳도 베트남 호찌민이었다.
<베트남 국가주석과 북한의 김영남 회담 모습>, <김정남 살인에 연루된 베트남 여성>, <베트남 투자 현황>
베트남과 북한은 한 때 친구, 대한민국과는 현재의 절친
하지만 베트남과 북한이 한때 절친 관계였을지 모르나 지금 베트남의 최대 절친은 대한민국이다. 대한민국의 베트남의 최대 투자 국가이자 Top4의 교역국가이다. 베트남 국민들의 북한에 대한 이미지도 썩 좋지도 않은데 김정남 살인 사건에 베트남 여성이 이용되어 베트남 정부와 국민들의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극에 치닫기도 했었다.
북한이 베트남 개방 개혁 모델을 따라간다면 중국식 개방 모델보다 파격적인 것이다. 내가 베트남에 대해 항상 칭찬하는 것이지만 베트남 정부는 상당히 개방적이고 유연한 정부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일부 언론은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과 친하게 지내'는 베트남을 따라 하라고 북한에 주문한다.
베트남은 외교 밀당의 고수
그런데 베트남 정부가 구사하고 있는 외교 방식은 단순하게 '친미반중' 전략이 아니다.
베트남은 중국의 천 년 지배에 맞서 싸워 독립 왕조를 만들어내고 지켜온 끈질기고 강인한 나라이다. 미국과 전쟁이 끝나자마자 1979년 반중친소 국가였던 베트남이 캄보디아와 라오스까지 장악하자 이를 명분으로 30만 대군으로 베트남을 침략하지만 보름 만에 3만 명이 죽고 3만 명이 크게 부상을 당한 채 철수했다. 보름 동안 죽은 중국군의 숫자는 한국전쟁에 참전해 죽은 숫자와 비슷하다.
베트남이 승리했지만 이웃한 대국과 불편한 관계로 있어봐야 좋을 것이 없다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한 베트남 정부는 전쟁이 끝난 지 3개월 만에 먼저 중국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고 경제 협력을 재개한다. 참으로 유연하고 합리적인 베트남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베트남이 미국 항공모함을 다낭 해군 기지에 입항을 하게 하면서 중국과 대척점에 서 있는 것 같지만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아주 현명하게 양쪽을 경계하면서도 받아낼 것은 다 받아내며 자국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베트남은 밀당의 고수이다.
인도차이나 반도 국가들이 중국의 일대일로로 인해 중국 영향권에 빠져드는 것과 달리 베트남은 적절히 중국으로부터도 미국으로부터도 일본으로부터도 현명하게 다 받아내고 있다. 그러면서 1986년 도이 머이 선언 이후 자유시장 개방 경제 체제를 성공적으로 잘 유지하고 있다
한류의 발상지 베트남
이제 V-Politic을 북한에 잘 전수해주길!
북한 김정이 베트남을 잘 배웠으면 좋겠다. 최근 베트남 유력 일간지 뚜이 쩨 (청년 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가 북미 정상 회담 장소로 베트남 하노이를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다녀가고 베트남 정부에서도 공개적으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을 보면 한반도에서 베트남의 역할이 주목되기도 한다.
그러고보니 베트남에서는 서로 갈등을 빚을 때 제 3 자가 중재를 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베트남이 인도차이나 반도의 패권국이자 국제 외교 무대에서 민감한 문제를 중재자로서 잘 해결해내는 모습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최초의 한류가 발생한 나라 베트남!
이제 개혁 개방의 모법 답안을 북한에 잘 전수해주길!
@ 사돈네가(베트남) 딸 시댁 식구의(남북한) 불편한 가족 관계를 잘 조율해주는 느낌이네요 ^^
https://brunch.co.kr/@inne7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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