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육아휴직 후 다시 챗바퀴 돌리듯 돌아가는 일상, 사회생할을 하고 있습니다. 2016년, 2020년 두번의 휴직이 있었네요. 복지제도 좋은회사 만나서복 받은 놈이란 소리 들어가며 지내는 회사 생활.
복지 좋은 회사란 것은 당연히 공공기관이라서 그렇습니다. 오히려 제도를 만든 공무원들은 실바실, 부바부, 케바케로 오히려 그런 제도들을 이용 못하는 부처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다니는 산하 공공기관(공무원이 아닌 일반 회사 직원이면서 공공의업무를 수행)은 오히려 더 제약없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2016년에는 저보고 아빠 육아휴직의 선구자란 소리를 했습니다. 아, 그런 정도인가? 놀랐는데, 아빠 육아휴직자 수 데이터를 찾아보고는 이해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제도는 참 잘 만들어져 있는데, 사용하기가 어려운 문화, 환경의 요인이 크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각 종 저출산 대책과 육아관련 제도개선, 고충을 토로하는 토론회 자리에 많이 나가 토론한 내용을 바탕으로 내린 결론은 우리나라는 제도는 저출산이란 바운더리 안에서 나름 잘 만들어져 있지만, 휴직자의 대체인력 부족, 대기업 및 공기관 위주의 사용, 사용하는 가정의 경제적인 문제 등 제도를 뒷받침하는 정책이나 문화가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더이상 저출산 대책 생산의 유무보다 기존 대책들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면 좋겠다란 결론이었습니다.하지만, 현실은...
2020년 두번째 육아휴직을 냈을 때, 상당히 놀랐습니다. 저에게 선구자라고 하며 칭찬해주시던 남자동료들이 저를 이어 용기를 내어 휴직을 내보겠다고호언장담했지만, 결국은 제가 처음, 그리고 두번째 연속으로 내는 직원이 되었습니다. 이 또한 최초라 합니다. 어휴.
그러나, 지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남자직원들의 육아휴직 비율이 진짜 높아졌고, 최소 3개월(육아휴직 급여가 많이 나오는 기간)이라도 내는 아빠들이 많아져서 보기 좋았습니다. 왠지 모르게 회사에 큰 빚을 진 느낌을 지우지 못한 채 회사일을 하고 있었거든요. 물론, 많은 휴직자들로 인한 업무공백이 문제가 되고 있고, 결혼의 당연성이 사라지고 있는 요즘 젊은 후배들에게는 업무분담 등 피해 내지 사용자의 특혜로 비춰지고있어, 회사가 고민이 많구요.
저출산 가임기 여성 1명당 합계 출산율 0.721명(23년 기준)이고, 24년은 0.7명이 무너졌겠지요. 앞으로 일할 사람없는 국가, 늙어가는 나라, 로봇이 대체하게 될까요? 부부 공동이 육아를 해야한다는 생각, 여성 경력단절을 막자는 생각바탕으로 더 강한 대책들의 양산 및 강제로 사용하는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입니다. 이는 기존 관습, 문법대로의 결혼을 전제로 하는 정책으로 보입니다.
필자같이 휴직 기간 육아만 하는 사람 외에도 공부하는 사람, 자신의 인생 계획에 따라 준비를 겸하는 사람, 진급 공부하는 사람, 조부모가 보아주는데도 쉬려고 내는 사람 등 다양한 휴직자 군상들이 있습니다. 휴직의 실제 효과에 대해 섣부르게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할 수 없어보입니다. 기성, 젊은세대, 기혼 및 미혼세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묘수는 무엇일지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래도 저에게는 아빠 육아휴직은 최고의 선택이었음을 확신합니다. 지금까지도 조부모의 도움을 받은적이 없고, 외벌이라 힘들지만 아내와 번갈아 휴직을 하며 열심히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구요. 당연한 건데 자부심을 느끼는 것도 이상한가요? (이전에 휴직을 자랑처럼 떠벌리고 다니지 않는다고는 했죠.) 저출산에 기여했다는 자부심 정도는 가져도 될까요?
초등 5학년이 된 첫째는 이미 삼춘기까지 온 듯 합니다. 예전과 같지 않게 짜증과 감정의 변화가 늘었구요. 성장이 느린 9살 둘째는 여전히 여러 문제들에 봉착해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귀여움과 해맑음 및 순수함을 무기로 엄청난 행복감을 주던 시기(약 3~7살)를 같이 지지고 볶아서 좋았습니다. 겪어보지 않으면 이 좋았다는 표현은 이해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더 늙어서도, 죽기 전에도 기억이 날 것 같고 추억할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니 결국, 추억을 되새김질 하며 살아가더군요.
제도의 목적이 아이를 키우면서 돌보는 책임감, 중압감, 두려움은 줄여주고, 행복이 크다는 방향으로 설정되면 참 좋겠습니다. 2023년 그 즈음 '당신은 인생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란 조사에서 거의 유일하게 우리나라는 "1위 돈, 3위가 가족'이란 조사가 있었습니다. 돈이 노후를 보장해주니 벌어야하고, 나의 개인 목표들의 달성을 위해서는 책임을 크게 져야하는 아이가 걸림돌일 수 있겠죠.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사회탓일까요? 아이가 주는 행복이 '1위인 돈'을 이길 수 있을지 참 어렵습니다.
누군가가 묻기도 합니다. “니가 휴직을 하니까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고 있니?” “휴직이 효과가 있긴 해?”라는 수 많은 질문들. 그 질문들을 한 아빠들은 졍말 바쁘게 살고, 돈도 많이 벌고, 지금도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묵묵히 일 우선인 친구들이었습니다. 사실, 명확하게 답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온 힘을 다해 휴직을 했지만, 그럼에도 아이가 자라면서 여러 문제가있긴 하거든요. 이 부분에 대한 단상은 다음 편에 적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