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팀은 땀 냄새가 난다.
팀원들과 함께 운동하는 문화였다.
직원 복지 중 하나로 운동비가 지원되었는데, 한 달에 32만 원까지 본인이 원하는 운동을 하고 청구할 수 있었다. 요가, 필라테스, PT, 크로스핏, 수영… 어떤 운동이든 상관없었다. 겉으로 보기엔 개인 복지 같지만, 이 회사에서 운동은 단순한 '복지'를 넘어서는 의미가 있었다.
내가 처음 입사할 때만 해도, 채용 마지막 단계는 ‘스웻 인터뷰(Sweat Interview)’였다. 말 그대로, 기존 팀원들과 함께 운동을 하는 자리였다. 나는 요가 수업에 초대받았었고, 조금은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운동을 잘해야 하는 건가? 요가를 못하면 떨어지는 걸까?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평소 운동을 좋아하던 터라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참여했다. 요가 수업이 끝난 뒤엔 커피 타임을 가졌고, 인터뷰라기보다는 그냥 사람 대 사람으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었다. 다행히 나는 합격했고,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스웻 인터뷰에서 탈락하는 사람도 있었다. 운동 실력이 아니라, 함께 운동할 때의 태도를 보는 자리였다고 했다. 그룹 운동을 하다가 힘들다고 중간에 빠지는 사람, 함께 하는 것보다 기록이나 경쟁에 집중하는 사람들은 그곳의 팀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최종 합격이 어렵기도 했다.
이 스웻 인터뷰는 어느 시점부터 사라졌다. 다양성과 포용을 중요시하는 문화로 조직이 변화하면서, 운동이라는 것이 모두에게 편안한 방식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였다. 대신, 새로운 팀원이 입사하면 ‘환영 운동’이라는 문화를 이어갔다. 회식 대신, 혹은 회식과 더불어, 입사자가 좋아하는 운동이나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운동을 팀이 함께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서로 낯설고 어색했던 사이도, 땀 흘리며 함께 운동하고 나면 훨씬 가까워졌다. 힘든 동작을 같이 버티고, 끝나고는 상기된 얼굴로 웃으며 기분 좋은 에너지를 나누는 그 경험은 그 어떤 아이스브레이킹보다도 강력했다.
교대 근무가 있는 스토어 팀 특성상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기는 어려웠지만, 가능하면 많은 팀원이 함께하려고 했다. 이른 오전에 운동을 예약하면 쉬는 날임에도 나오는 사람이 있었고, 오후 출근자들은 긴 대기 시간을 감수하고서도 운동에 참여했다. 단지 운동이 좋아서만은 아니었다. 함께 땀 흘리는 경험이 팀을 얼마나 끈끈하게 만드는지 알았기 때문이다.
"어떤 운동 좋아하세요?"
"시간 되면 우리 같이 운동 한번 해요."
새로운 팀원이 들어오면 빠지지 않고 건네는 인사였다. 함께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달리기도 했고, 요가 매트 위에서 같이 넘어지며 웃기도 했다. 그렇게, 팀원과의 거리는 한순간에 가까워졌다. 신뢰는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많은 매장들이 있었지만, 신기하게도 운동을 즐기는 매장 매니저가 있는 곳, 팀원들과 함께 땀 흘리는 리더가 있는 매장은 분위기가 유독 좋았다. 그 팀워크는 자연스레 성과로 이어지곤 했다. 함께 움직이고, 함께 버티고, 함께 웃는 시간 속에서 진짜 팀이 만들어진다.
결국 리더십이란, 말로만 이끄는 것이 아니라 함께 뛰는 용기인지도 모른다.
회식 대신 운동으로 시작한 하루가, 팀 전체의 분위기와 성과를 바꿔놓았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