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에 묻힌 진심, 그 피드백은 전해지지 않았다.
리더로서 여전히 어려운 ‘피드백’
특히 누군가의 행동을 바꿔야 할 때, 그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항상 망설이곤 했다. 그래서 늘 이렇게 대화를 시작했다.
"요즘 이 부분은 정말 잘하고 있어요."
그다음엔 살짝 톤을 낮추고,
"다만 이런 점은 조금 바꿔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엔 또 웃으며,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잘하고 있으니까, 앞으로 더 잘해보자고요!"
칭찬 → 피드백 → 격려.
이게 내가 배운 '좋은 피드백의 공식'이었다. 그 방식이 상대에게 덜 부담스럽고, 관계도 부드럽게 유지해 줄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회사 리더십 교육 중에 ‘스트레이트 토크(Straight Talk)’라는 개념을 배웠는데, 쉽게 말하면, 에둘러 말하지 않고, 꼭 필요한 말만 정확하게 전달하는 대화법이다. 특히 평가(퍼포먼스 리뷰)처럼, 행동의 변화를 요청해야 할 때 자주 쓰인다.
그런 대화를 나눌 땐 꼭 세 가지를 포함하라고 배웠다.
1) 지금 그 사람이 어떤 상태인지
2) 그 행동이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3) 앞으로 어떤 변화를 기대하는지
그리고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
“DO NOT MAKE SHIT SANDWICHS (절대 쉿 샌드위치를 만들지 말 것.)" 그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조금 당황했다. 그럼 부정적안 피드백만 주라고? 그게
가능하다고?? 상대방이 너무 상처받을 거 같은데? 나를 좋지 않은 리더라고 생각할 것 같은데? ‘좋은 말(샌드위치 윗 빵) > 안 좋은 말 (내용물) > 좋은 말’(밑에 빵)’감싸주는 게 더 배려 아닐까? 한국에서는 그렇게 하라고 배웠는데?
그런데 실제로 내가 했던 방식이 얼마나 큰 오해를 만들었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몇 주 전, 승진 인터뷰를 준비하던 한 직원이 나에게 말했다.
"왜 제가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하시는지 잘 모르겠어요."
"지난번에 잘하고 있다고 하셨잖아요…"
그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때 나는 그 직원에게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분명히 이야기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직원은 앞의 칭찬과 마지막 격려만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그랬다.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조심스럽게, 짧게, 부드럽게 넘어가고 그 대신 칭찬과 위로를 듬뿍 얹어 마무리했다. 그 결과, 나는 그 직원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버린 셈이 됐다. 내가 정확하게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람은 자신이 뭘 바꿔야 할지조차 몰랐던 것이다.
그날 이후로, 나는 마음을 바꿨다. 다시는 쉿 샌드위치(좋은 말-나쁜 말을 섞는)를 만들지 않겠다. 필요한 말이라면, 설탕을 바르지 않고, 그대로, 정확하게 전하자. 그리고 또 하나 배운 게 있다. 피드백은 상대가 동의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건 그 사람의 선택이고, 나는 그 사람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이야기를 꺼낸 것이라면 그걸로 충분하다.
요즘 나는 피드백을 줄 때, 속으로 이렇게 묻는다.
“이 말은 이 사람의 성장을 도울 수 있을까?”
그렇다면, 조금 불편하더라도, 정확하게, 정직하게 말한다. 그리고 기다린다. 그 사람이 그것을 꺼내어 자기 것으로 만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