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by 노엘

사실 무엇보다 부끄러웠던 건, 단 한 번도 소리 내어 말한 적 없는 것을 간파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였다. 나는 셀로판지 같은 마음을 붙들고는 발을 동동 굴렀다. 어쩌면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모른 척했던 것일 뿐일까, 퍼레이드의 한 걸음 너머엔 항상 극심한 공복 같은 현실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고 싶었던 말은 아주 먼 곳을 날아서, 결국 어디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아마도 비가 내려서, 희미한 여름 냄새가 나던 저녁이라, 웅크렸던 마음이 빗소리처럼 흔들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