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일들을 품은 빗줄기
굴참나무를 펼쳐 가지 위에 앉는다
어디로 향하는 마음이었냐는 가지의 질문
방울져 내리는 일은 항상
부서지고 마르는 속도에
몸을 맡기는 일이야
허공의 몸에 젖어보면 습한 낙하를 경험할 수 있지
그건 젖은 눈동자를 바라보듯
무너지는 가슴으로 젖는 것
낙엽 틈새로 두려움을 숨기고
암흑 속에서 이끼는 가장 치열하고
나를 키운 습기가 결국 눈물이었구나
이끼처럼 번지는 마음도 그대로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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