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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aengwriting May 03. 2021

아침

바닷가 작은 마을에서

새소리에 잠을 깨어보면

밖은 여전히 깜깜한 밤처럼 어둡다.

짹짹, 꿩꿩, 삐르 삐르, 구구 꾹꾹, 찌르르르, 페르 페르

참 다양한 새들이 아침 일찍부터 조잘거린다.

참새, 산비둘기, 꿩을 제외하고는 구분하지 못하지만

많은 새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다른 소리로 알 수 있다.

한참 새소리에 집중하다 보면 

철퍽철퍽 물치는 소리가 들린다.

숭어가 온몸으로 날아올라 잠든 바다를 깨우며

아침 맞이에 동참한다.




통통통통 배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깜깜하던 검은빛이  옅어지면

늦장 부리던 아침 해가 서서히 꿈틀거리다

한순간 얼굴 내밀고 두둥 떠오른 아침 해는 

순식간에 바다와 하늘을 오렌지빛으로 물들인다.

오렌지빛 바다를 보며 해와 함께 걸으면 

첨벙첨벙 숭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뛰어온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여덟 번

숭어의 뜀박질을 잠시 보고서서 탐스런 오렌지빛 해를 

하나 따서 입에 쏙 넣어본다.




동글동글한 해를 꿀꺽 삼키니

순식간에 심장이 뜨거워진다.

바다와 하늘처럼 오렌지빛 가득한 심장을 다독이며

철썩이는 파도 소리와 새소리에  

산책길을 다시 재촉한다.

목구멍 너머 뜨거움이 울컥울컥 올라온다.

삼켜버린 오렌지 해의 장난일까?

지난 시간들의 아픔일까?

뜨거운 눈물 되어 쭈르르 빠져나온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아침 산책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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