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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책의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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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훈보 Nov 18. 2021

골목의 파도

<책의 주변> 50화

버스에서 내리는데 빗방울이 얼굴을 쳤다.


내가 입은 점퍼에 모자가 달렸는지 손을 들어 더듬어 보았다. 그제야 오늘은 아무런 모자도 없는 옷만 껴입고 나온 것을 깨달았다. 흘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고 미세먼지와 빗방울이 자꾸 얽혀 내려올걸 생각하니 괜히 걸음이 빨라진다.


자주 가는 카페에 들르기 위해 골목으로 접어드는데,

옆에 파도가 치고 있었다.


'어쩐지 얼굴에 물이 튀더라니...'


멈춰서 담장을 넘는 파도를 본다.


보고 또 보다.  카메라를 들어 몇 장 찍는다.


프레임의 밖에 있는 넓은 공터와 내 앞의 철책이 주는 휑한 느낌을 모두 담으려니 쉽지 않다.


크기를 줄였다 늘였다 하며 비를 조금 맞는다 


계절 내내 한없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파도


오늘 때문에 겨울이 조금 더 쓸쓸하지 싶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17525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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