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래도록 괜찮을거야
요가와 명상으로 마음의 우울과 불안, 슬픔과 분노가 마법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곧잘 우울하고, 슬퍼하고, 화를 내고, 불안해한다. 요가는 왜 하냐고? 물을 수 있겠지. 내 마음을 오래,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은 쉬울 것 같지만 쉽지 않고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많은 갈래의 감정을 하나로 묶어버리길 좋아한다. 편하니까. 그리고 그 감정의 기저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은 잘 갖지 않는다. 생각조차 피곤하다는 핑계로.
요가와 명상을 통해 마음을 살피는 연습을 꾸준히 하다보면 감정의 라벨링에 익숙해지고, 감정의 이상신호도 좀더 빨리 알아차릴 수 있다. 주기적으로 손톱을 다듬고, 화분에 물을 주듯 마음을 돌보는거다. 애정을 가지고.
수련을 하며 최근 내 우울의 원인을 알게 되었다. 단순히 살이 쪄서(체중이 2kg 정도 늘었다)인줄 알았는데 실은 재택근무와 요가원 휴관으로 망가진 생활패턴탓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렇게 금세 망가진 생활패턴으로 사는 내가 한심해서였다. 느즈막히 일어나서 씻지도 않고 일을 하고, 배도 안 고프면서 끊임없이 무언갈 먹고, 하릴없이 SNS를 한 시간씩 둘러보고 있고, 2-3시는 훌쩍 넘어 잠들고, 개운하지 못한 아침을 맞이하고, 이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었다. 싫은 것은 살찐 내가 아니라, 게으른 나였다. 이 사실을 깨닫고나니 가려운 곳을 긁은 것처럼 시원했다.
어제는 하루 휴가를 냈다. 9시에 일어나서 매트를 펴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고, 산책을 나섰다. 오랜만에 자박자박 흙을 밟으며 걷고, 싱그러운 냄새를 맡으며, 꽃들과 눈을 맞췄다. 구겨진 마음이 천천히 펴지는 느낌이 들었다. 어제와 같은 몸이었는데 더는 내 몸이 싫지 않았다.
우울, 슬픔, 분노, 화, 망상, 질투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은 항상 나를 따라다닐거다. 반갑고 예쁜 아이들은 아니지만 나를 영원히 따라다닐 감정들이기에, 다독이고, 달래는 방법을 연습해야 한다. 어떤 날엔 슬프고, 어떤 날엔 또 우울하겠지만 그런 시간들도 사뿐사뿐 잘 지나갈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요가와 함께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