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시
사는 게 뭘까.
허망함이 밀려드는 날이 있다.
나의 허망함은 분노도 아니요, 원망도 아니다.
나의 허망함은 슬픈 표정을 짓는다.
내 안에서 촛불처럼 은은하게 타오르고 있는 삶을 향한 사랑이 슬픔으로 덮일 때가 있다.
평생의 사랑과 이별한 사람처럼 하염없이 눈물만 흐르는 텅 빈 슬픔으로.
나의 삶을 사랑하기에, 모든 게 엉망인 듯 보일 때면 슬퍼진다.
오랫동안 공들인 예술작품 위로 구정물이 쏟아진 것처럼 절망한다.
떠나간 사랑은 되돌릴 수 없지만 삶을 향한 사랑은 언제나 되돌려올 수 있다.
삶을 향한 사랑은 내 안에서 솟아나는 것이기에.
내 안의 나, 이 삶을 누리는 진짜 주체인 나는 어떤 상황에서든 온전하다.
내 안의 예술작품은 어떤 것으로도 더럽혀질 수 없다.
어둠 속에서 다시 숨을 불어넣어 불씨를 살린다.
내 안의 불씨는 오직 나의 숨으로만 되살릴 수 있다.
반짝이는 빛을 끌어와도 소용없다.
내 안을 밝히면 온 세상이 밝아진다.
다시 아침이다.
눈물 자국은 흘러내린 촛농처럼 얼굴에 남았지만 슬픔은 흩어지고 없다.
사랑은 아침을 닮았다.
어김없이 다시 찾아온 아침처럼, 사랑은 나의 온 세상을 밝힌다.
_스텔라윤, <사랑은 아침을 닮았다>
(이미지 출처 :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