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필(筆,feel)
愛筆錄, Epilogu
“필이 좋군요.”
글이 좋다는 말이겠죠?
“필이 좋습니다.”
글이 마음에 든다는 뜻이겠죠?
사소한 생각이라도 멋진 몸을 입고 세상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필(筆)' 덕분입니다. 좋은 '필'은 글을 만드는 힘입니다. 사실, 이런 기대는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연한 기대와 달리,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글로 옮겨두면 뭔가 빠진 듯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빈 듯 허전할 때가 있기도 합니다. 마치 ‘영혼없는’ 작품 같습니다. 옹골차지 못하고 흐느적거립니다. ‘필(feel)의 결핍’입니다.
좋은 '필(feel)'은 공감이며 소통이 주는 선물입니다. 이를 위해 한 가지 고려해볼만한 방법이 있습니다. 경청, 정독, 주목입니다. ‘필(筆)’에 담을 사물, 또는 이야기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입니다. 농익은 시선에 이르기까지 기다리는 것입니다. 어느 순간, 나의 시선과 사물이 건네주는 마음이 함께 만날 것입니다. 좋은 글은 기다림의 결실입니다.
나는 기대합니다. 그 ‘필’이 충분히 교통되었을 때, 나의 글은 순식간에 흩날리는 벚꽃처럼 쏟아져 내릴 것입니다. 좋은 ‘필(筆)'에 세밀한 '필(feel)'이 잘 담기면, 그 글과 유희하려는 이들에게 유익합니다. 느낌 좋은 글은 시나브로 사람 속 깊은 곳에 닻을 내리기 때문입니다. 잊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필(筆)'에 생명같은 '필(feel)'을 오롯이 담아 둔 글이 가진 생명력을.
모든 글들이 좋은 ‘필(feel)'로 공감하는 즐거운 '필(筆)'놀이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