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을 울리지 않고 깨어난 날,
뿌듯하다가 알았다
내 몸이
스스로 깨어나고
아침을 소리로 흔들지 않는 건
그저 세월이 가르쳐준, 헐거운 배려
세월이 오면 몸엔
낯선 언어 살아나
굳이 애쓰지 않아도,
느슨해진 근육,
늘여진 호흡 사이로
천천히 흐르는
익숙하면서 낯선 타인의 모국어
나도 잊었던 나라는 타인이
한 몸에서 처음부터 살아왔던
쌍둥이 언어
알면서도 알아듣기 힘든 발음,
소리 내면서도 이해 못 하는 문장ㅡ
그래도,
받아들이자.
세월이
낯선 나이 실어오면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낯설어진 그 모순에
나의 깨움을 맡겨보자,
익숙한 버릇처럼,
능숙한 말투처럼,
나의 새로움을 환대하자
즐겁게ㅡ
나의 야누스
두 팔 벌려 안아보자
불쑥
가을이 오더라도
늙어가는
내 몸의 외국어,
잊힌 언어의
귀환을 환영하자